자전거 배우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합니다. 그림 강좌 책을 사서 그리는 법을 독학하기도 했고 인터넷 수업도 들었습니다. 연필에 주는 힘의 강약에 따라서 굵기와 느낌이 달라지는 선의 모습은 참 매력적입니다. 동물과 사물의 모습을 따라 그리면서 못 보고 지나쳤던 형태와 모양을 발견하고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됩니다.
그림을 그릴 때 교재의 작가님이 그렸던걸 또 그려보라고 했습니다. 저는 한 번 그린 그림을 다시 그린 적이 없는데 새로운 발상이었습니다. 그렸던걸 또 그리면서 이전에 그렸던 방식을 복습하면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면서 그림이 더 좋아졌습니다.
먼저, 시작은 그리고 싶은 참고 그림이나, 교재에 있는 그림을 찾거나, 인터넷에 있는 그림들을 선정합니다. 주로 동물을 선택합니다. 생각보다 그리기가 쉽습니다. 동물을 형태나 기능에 따라서 구분하고 동그라미를 마구 그립니다. 비율에 따라 눈과 코가 지나가는 기준 선을 그립니다. 자세하게 나머지 부분을 그리면 됩니다. 자전거 타기와 똑같습니다. 요령만 한번 알고 나면 자전거에서 넘어지지 않고 탈 수 있게 되는 바로 그 이치입니다..
저는 그림을 잘 그린다고 착각했습니다. 몇 번 해보니 따라 그리기는 곧 잘했습니다. 자만한 거죠. 동화책을 만들 때 제가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거라고 착각했습니다. 따라 그리기와 없는 걸 상상해서 그리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였습니다. 머릿속에 있는 장면은 사진처럼 현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모방은 쉬운데 나만의 것을 만들어 내는 건 어렵습니다. 남들이 이룩한 걸 보고 사람들은 쉽게 말합니다. 저거 나도 할 수 있는데라고 말합니다. 딴짓을 해보면서 알게 된 건 완성품, 결과물을 만든 분들은 남들은 모르는, 보이지 않는 엄청만 수고와 노력을 들였습니다. 세상에 거저 되는 게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