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세기는 정말 올 것인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을 비롯한 추축국이 패전한 이후, 일본은 부국강병의 기치를 다시 높이 들었습니다. 그 결과 1980년대에는 ‘일본의 세기’라 불릴 만큼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었죠. 이와 더불어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이른바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 급부상하며, 정부 주도의 산업화와 유교적 자본주의 모델을 확립했습니다. 20세기 후반은 유럽이 주도했던 전반기와 달리, 분명히 아시아가 두드러진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국제정치학자 조지프 나이(Joseph Nye)는 이러한 ‘아시아 세기’ 담론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입니다. 그는 현재의 아시아는 ‘성장의 정점에 가까운 시기’일 뿐, 앞으로 지속적인 진전이 있을 것이라 보지 않았습니다. 특히 그는 중국을 중심으로 세 가지 문제를 지적합니다.
(1) 부채 의존적 경제구조
과도한 부채는 중국 경제의 구조적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일부 학자들은 이를 중국 경제의 '뇌관'이라 표현할 정도로, 중국 경제를 잠식하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2) 인구구조의 급격한 불균형
오랜 기간의 ‘한 자녀 정책’으로 인해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super-aging society)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뒤늦게 두 자녀 정책을 시행했으나, 인구 역전 현상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 중론입니다.
(3) 만연한 부정부패
이는 국가 전반의 신뢰자본(social capital)을 갉아먹고, 제도적 신뢰를 훼손하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 문제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중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 일본, 동남아 주요 국가들도 고령화·부채·부패라는 공통된 한계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시아의 세기’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낙관은 지나치게 단선적이라 생각합니다. 아시아식 발전 모델은 분명 급격한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이끌어냈지만, 그 과정에서 사회적 불평등과 제도적 신뢰의 취약성을 동시에 낳았습니다.
결국 아시아의 세기는 ‘도래하는 시대’라기보다, 지속 가능성을 시험받는 시대일지도 모릅니다. 성장의 이면에 놓인 구조적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보완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현 세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