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편 2

삼월

by 조 용범

"쓸데없는 희망이 어디 있어, "

그녀의 한 마디였다.

버스 차창에 비친 간판은 대한극장이었다


우리가 떡볶이를 먹던 작은 가게는

일본식 식당으로 변해 있었고

주변의 몇몇 간판들도 바뀐지 오래였으나

차가운 겨울 공기 속으로 산란되던

그녀의 비누 향이라던지

오늘 본 코미디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떠들며

앉아있던 그 여름밤의 의자라던지

극장 앞에서 서로를 기다리며 서 있던

자취는 아직도 느낄 수 있다


봄이 올 듯 눈이 와 버린 삼월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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