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편 2

해 질 녘

by 조 용범

오늘 해 질 녘이라는

이름의 여자를 만났는데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이전까지 내가 알던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모두 사라질 정도였어

살을 에는 칼바람 속에서도

눈을 뗄 수 없었지

물론 나의 두 발도

땅에 붙은 채로 말이야

집에 돌아오는데

자꾸 웃음이 나더라니까

나를 지그시 바라보던 그 눈빛이

마치 마지막 석양빛과도 같아서

몇 번을 혼자 중얼거렸던 것 같아


해 질 녘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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