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est Atmosphere

by 조 용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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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니치 대학에서 넬슨 로드를 따라 조금만 걷다 보면, 깊은 나뭇잎 색 외관에 흰색 글씨로 쓰인 어니스트 버거를 만날 수 있다. 성 알페지 교회에 못 미친 조용한 거리에 있으니 찾기 어렵지 않았고, 가게 전면에 큰 유리창이 있어 채광이 아주 좋은 곳이었다. 튼튼한 체격의 카렌은 삼 년째 버거-숍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곧 점심시간이라 가게 안에는 벌써부터 사람들이 차기 시작했고, 그는 친절하게도 이 나라에 처음 온 여행자에게 대표 메뉴를 설명해 주었다. 스코틀랜드산 소고기에 적 양파볶음과 훈제 베이컨, 체다 치즈, 양상추 등이 들어가는 버거인데, 아무래도 대표 메뉴를 먹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트하지만 깔끔한 그의 설명에 신뢰가 갔다. 저쪽 테이블에 서빙되는 것을 보니, 역시 정직을 타이틀로 내세운 곳 다워 보이는 모양새였다. 모처럼 해가 따스한 날이었고 오전 내내 걸은 탓에 목이 조금 말랐다. 주방에서 새어 나오는 구운 육향이 후각을 자극하였다. 고맙게도 메뉴의 음료란에 라거가 적혀 있었다.


“아, 그리고 맥주 먼저요.”


카렌은 미소 지으며 엄지를 치켜들곤 사라졌다. 금방 나온 육즙 따끈한 버거와, 한 개가 손가락만 한 감자튀김들, 미소가 만발한 학생들이 연신 스마트 폰으로 버거를 촬영하고 있었다. 그래 맛난 먹거리 앞에서는 마음이 솔직해진다. 어느새 카렌이 투박한 유리잔에 병맥주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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