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새가 누워있다. '새가 앉아는 있어도 눕지는 않는데.' 가까이 가보니, 역시나 유명을 달리한 상태. 그 모습을 본다. 언제부터 여기 있던 걸까. 검고 흰 깃털이 있는 것이 그냥 참새는 아닌데, 배에 줄이 없으니 박새도 아니고. 동고비나 곤줄박이도 아닌 것 같고. 어쨌거나 저 작은 새가 이리도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누워있다. 그 위로 푸른 하늘과 조용한 아침 햇살이 지난 순간도 있을 것이고 뜨거운 여름 공기와 또 시원한 장맛비가 내린 날 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오늘은 흰 밤.
봉투에 작은 친구를 담았다. 그렇게 지나버린 계절을 함께 넣고선 꼭 동여매었다. 익어가는 가을 속으로 아주 깊숙이. 그의 영원한 여름과 함께. 휴식을 기원하며. 그렇게 가만히 서 있었다. 곧이어 까만 어둠 사이로 풀벌레 소리가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