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나지 않는 꿈처럼 흩날리던 비가, 어느새 무거운 방울 되어 차창과 어깨에, 뛰어가는 그녀 눈가에 젖어 현실이 된다.
-Quizas, Quizas, Quizas-
어둔 카페의 바이닐이 끝 곡을 써내고 있었고, 그녀는 슬로 모션처럼 지나가는 가을비에 문득 여름이 끝났음을 느꼈다.
릴케의 시처럼 세상에서 어떤 녹색이 빠져나가는 듯-허전한 마음을 붙잡고 그를 응시한다. 금방 갈아낸 커피 향만이 둘의 간격을 채우고 있었다.
타이틀 오른다.
-입석리 간이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