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편 2

쓴 커피

by 조 용범

한창 겨울 추위가 매서워질 무렵의 어느 밤, 카페 문을 열고 그가 들어섰다.

이제 막 자리에 앉아 목도리를 풀고 있는 그쪽으로, 그녀는 읽고 있던 책을 밀어주었다. 곧이어 그가 주문한 따뜻한 차가 한 잔 나왔고, 그 옆으론 평소 그녀가 마음에 든다고 말하던 부분이 펼쳐져 있었다.


.


이전에도, 남자는 망설이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하지만 최선이 항상 선은 아니었다. 자신에게 최선이라고 하여, 반드시 남에게도 그러하지는 않은 법이다. 어쨌거나 둘은 꽤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고, 싸라기눈이 약간 흩날리던 카페는 조용했다. 그녀는 그렇게 몇 시간 후 새벽 비행기에 올랐고, 남자는 그녀를 말없이 배웅해주었다.

그리고 그는 봄이 오기 전까지 몇 번인가 홀로 카페에 들러, 미처 다 읽지 못했던 그 책의 나머지 페이지를 보곤 했다. 쓴 커피를 마시면서.

매거진의 이전글이 별에 처음 왔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