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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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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 용범 Mar 23. 2021

그 해 봄

 근 십여 년 만의 바이러스 사태에 꽁꽁 얼어붙은 서울 시내였다. 얼마나 한산했으면 일요일 오후인데 광화문 사거리에 람보르기니가 나와있지 않은가. 모든 것이 급변해가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여름 장마는 사라지고 더위는 길어졌으며, 눈이 한 번도 오지 않는 겨울도 있는가 하면 봄이 다 되어서 눈이 오기도 했다. 교과서에나 나오던 1인 가정은 본격적으로 특정 시장을 형성했고, 인터넷과 앱스토어를 통해 모든 것을 구매하게 되었다. 실제로 누군가에게 영화 관람이나 약속을 제외하고 쇼핑을 위해 백화점 또는 대형 몰을 간 것은 벌써 몇 년 전이 되었다. 하지만 그 시간 동안 봄이 오지 않은 적은 없었다. 그 봄이란 게 조금 달라졌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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