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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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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 용범 Aug 15. 2021

아포가토와 여름밤

 더운 여름밤, 저 멀리 이탈리아에서는 이렇게 아이스크림과 에스프레소를 섞어 먹는다 알려주었던 게 기억나 한 스쿱 올려봅니다. 부드럽고 차가운 크리임. 조금 떠서 입에 머금으면 은은히 퍼지는 바닐라 내음에 - 수묵화처럼 곧게 흘러내리던 목덜미가 어느새 저 창가에 번지고. 부드러운 크림에 눈을 감아보면 - 어느 가을 여행의 한 장면이 눈앞에 차오릅니다- 그리고 쌉싸름한 에스프레소 - 조용한 미소로 바라보던 고운 모습이 말을 걸려하는데 - 너무나 잠시만에 녹아 사라진 얼굴을 다시 떠올리려 한 스푼 더 그 시간을 되감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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