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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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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 용범 Aug 15. 2021

어디봐대화할때아이맥스

 여름밤의 퇴근 지하철을 기다린다. 스마트폰을 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모두가 저렇게 같은 자세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은 긍정적인 걸까. 주변을 천천히 둘러본다. 벽에 붙어있는 시도 읽어보고. 점자 플레이트가 스크린 도어 옆에 붙어있다. 이 플랫폼의 열차가 어느 방향인지를 나타내고 있는.-한 번도 의식해 본 적 없었는데-눈을 감고 만져본다.
언어만큼 상대적이고 다양한 분야도 없을 것이다. 각 나라와 시대를 거치며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통용되는 그것. 소리 내어 하는 말, 의성어, 문자, 그림, 수신호, 수화와 몸짓. 종합적으로 예술이란 분야도 표현 방식의 고도화된 한 종류일 것이다. 예술을 떠올리자니 최근 개봉한「콰이어트 플레이스」 2편 같은 작품의 경우 원초적 언어의 사용이란 측면에서 한 사례가 될 수 있겠다.- 아 그거 아이맥스로 볼 때 늦게 들어갔는데 너무 조용한 장면이라 어찌할 수 없어 대놓고 앞에서 기다리다가 액션씬에서 수많은 객석 사이를 뚫고 맨 뒤의 내 자리로 겁나 뛰어갔는데 웃기셨는지 일부 관객분들께서 뿜으신 추억이. 


뚜루루루-

 지하철이 들어오는 신호음에 눈을 뜬다. 관습화된 수많은 언어체계를 지나 집으로 가는 여행이 이제 시작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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