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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 용범 Dec 02. 2021

MMCA 올해의 작가상 2021

오민 작가님 [헤테로포니] 관람기

 어떤 작품을 마주할 때, 한 번에 바로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잠시 동안 보는 각도를 달리하면 아주 새롭고 그리고 또렷하게 보일 수 있다. 왼쪽에서 아니면 아주 뒤로 가서, 또는 갑자기 마음을 비우고. 마치 카메라 렌즈의 초점 맞추기와도 비슷하달까.

 이는 전시장을 떠나 영화나 책, 취미생활 등 삶에서 일어나는 여러 상황들까지도 아우르는 이야기일 수 있다. 재미난 점은 앞에 특정 단어를 붙이면 관심 없던 사람들도 갑자기 들여다보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마치 '00 영화제 수상작' 과도 같이. 사실 유명해졌다 하여 그동안 최선으로 노력해 배출한 작품이나 지나온 삶의 순간들 자체가 "더 나아진 것이야." 하는 식으로 단순 매도될 수는 없는데 말이다. 그 시간들은 이미 존재했던 고유의 때인 것이고 다만 어떤 이에게는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고로 어떤 대상을 접하게 되는 계기에 상관없이 시공을 초월하여 이를 얼마큼 객관적, 주관적으로 바라보고 또 '재해석한 그 노력을 이해하려는가' 하는 행위는 전적으로 관객의 몫이라 볼 수 있다. 우리가 전시장에서 해야 할 행위는 그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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