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편 2

봄맛 파스타

by 조 용범

아침, 긴 창을 열고 숨을 한껏 들이마신다. 수개월간 익숙했던, 볼이 차가워지는 - 파란 내음의 겨울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볼 일을 위해 길을 나선다. 이곳저곳 봄을 상징하는 장면이 있는지 틈틈이 카메라를 만지작 거리며 생각했다.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렀다. 아마 주방의 파스타 면이 떨어진지 오래된 것 같았다. 따뜻하고 통통한 식감의 리가토니를 사볼까.



유리병을 깨끗이 닦고 새로 산 면을 가득 찰 때까지 붓는다. 특유의 황갈색 구수한 내음이 방 안에 퍼진다. 끓는 물의 보글거리는 소리와 파스타의 기대되는 맛에 조금 설렌다.



창을 조금 열었다. 어쩌면 봄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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