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편 2

파주의 한 학교 운동장에서

by 조 용범

셔터 위에 가볍게 놓여 있던 오른쪽 검지의 힘을 풀고, 고개를 들어 편안히 운동장을 바라본다.


저 멀리 들려오는 함성, 뛰어나가는 스트라이커 학생의 모습.


뜨거운 한낮의 축구가 지나고 하교 즈음 되면 꽤나 시원한 바람, 아주 길어진 땅거미가 지는 노을의 계절, 가을의 길목에 다가온 듯한 신호들이 오후를 조금은 더 감성적으로 만든달까.


습윤한 장맛비도 아마 지난 주의 것이 끝이었을 것이고, 팔월의 그 바닷가가 올 여름휴가의 마무리였을 것이다. 어떤 것들은 지나고 나서야만 자신이 그것을 지나왔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된다.


스트라이커 학생이 슛 하였다. 그들의 뜨거운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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