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를 통해 풍경을 보고 있었다. 오래된 필름카메라의 수동 노출 시스템은 촬영자에게 다소 신중을 기하도록 한다. 그러다보니 찍기 직전에는 잠깐의 정적이 감돌게 된다. 특히 한 롤의 마지막(일 것 같은) 커트는 더욱.
특유의 푸른 톤이 여름 촬영에 잘 어울리는 이 후지 필름에는-여름내 오픈 준비를 함께한 어느 카페, 출장중에 만난 소나기, 군사법원 운전병 시절 자주 지나던 도로, 횡단보도에 설 때마다 궁금해지던 각양각색의 표정을 지닌 사람들, 영화 촬영이 끝나고 출연진과 찾았던 교외의 푸르른 카페.-들이 담겨있다. 언뜻 어울리지 않아보이는 서른 여섯장의 이야기가 모여 누군가의 여름이 된다.
노출을 맞추려 반 셔터를 유지하던 손가락에 힘을 준다. '찰칵'하는 필름 카메라 특유의 음색. 카메라는 내렸지만 시선은 그대로 피사체에 집중되어있다. 더 머물고 싶은 순간들은 자연스레 그렇게 된다.
이 작은 필름 한 통에, 뜨겁게 달궈진 계절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