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편 2

향수

by 조 용범

돌아오니 어둔 현관문 아래

자그마한 박스가 하나 앉아있다

날 기다리느라 추웠으니

어서 안아달라는 듯 앙증맞다


들어와서 코트만 벗어 걸곤 앉았다

테이블에서 고이 뜯어낸 박스엔

몰래 내 마음속에라도 왔다 간 듯

갖고 싶던. 파아란 스쳐가는 수국

혹은 그리운 초여름 향을 간직한

작은 병이 들어 있다 사람들은

금요일에 누군가를 만나거나

자신을 드러내고자 할 때

이 향수라는 것의 힘을 빌린다


어느 날 그대를 만나고 싶을 때도

지금처럼, 한_번 꾸욱 눌러본다.


푸른 수국 같은 너의 향이

침대에 맴돌기 시작하고

눈을 감으면 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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