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편 2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로] 이어진 사랑

by 조 용범

가난한 그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눈발이 휘날렸던 날도 있었으리라.

나는 보았다.

아침나절에 함께 문을 나서며

두 손 스치듯 따뜻이 마주 잡던

그 뒷모습에서, 버스 좌석에 앉은

그녀를 지그시 내려다보던 눈 속에서

그리고 작은 가게의 김이 무럭무럭 나는

찰옥수수를 사주며 배웅하는

그의 뒷모습에서

눈발 조금 날린다 하여

절대 움츠러들지 않을 사랑을.

오늘처럼 둘이 그렇게

계속 함께 걷기를 조용히 기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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