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도 훨씬 큰 흰 캔버스에 기대어
조용한 오후 느지막이 해방촌 작업실 문가에 앉는다
유화물감 냄새가 천천히 문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보이면
등 뒤에서 들리기 시작하는 물 끓는 소리
그렇게 저녁 노을 두 볼에
지나간 기억들 머릿속에 스치면
어느새 다가온 가을 들판인 듯
금빛을 한껏 머금은 그녀 머릿결
한 손으로 내미는 그 커피 향이
그득히 차오른 우리 마음처럼
어느새 작업실을 꽈악 메웠다
영화 연출과를 졸업하고 지금은 포토그래퍼로 일합니다. 어릴 적 아버지가 항해사 시절 구입하신 Canon AE-1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