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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편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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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 용범 Oct 29. 2015

이 별을 떠나려고 했을 때

 이른 시간 어느 해변의 아늑한 가게였다

해가 바다 속에서 떠오른지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은 온통 크림빛이었고

방금 출근한 보이가 문을 한껏 열어젖힌

테라스로 소금내음이 온전히 밀려들어왔다


 남자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앉아 있었다 파도 소리 따라서

주문한 작은 잔에 담긴 음료가 나왔다

손님은 그 말고도 한 명이 더 있었는데

그 소년은 함께 온 사람이 없어 보였다

의아했지만 어쨌든 남자는 한 모금 마셨고

소년은 감자와 홍합을 곁들인 아침을 먹었다


 둘은 꽤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소년은 어쩔 때는 아무것도 모르다가도

갑자기 해안에서 낚시질을 하다 돌아온

깊은 주름 가득한 흰 수염의 노인 같기도 했다

그 친구는 자신을 가을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제사 비로소 그는 소년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대양을 머금은 검푸른 눈동자를


 이 별을 떠나려고 했을 때

해안가 작은 Pub에서

가을을 만드는 사람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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