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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편 2

칠월 첫 번째

by 조 용범

칠 월 첫 번째

아직 남아있는 메밀면 향취를

혀 끝에 머금은 채, 대한문 옆길로 들어선다

조그만 교회 앞 노래비를 돌아서면

언덕길 담장으로 저무는 석양빛 속에

이 보도를 스쳐지나 이들이 그림자 진다

사실- 그렇게 통과하고 가버리면

이렇게도 고요한 것을

돌아나가는 길에 매미소리가 들린 것 같았는데

그러고 보니 올여름밤은 아직 매미가 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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