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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예술이 되다

일상 속 탱고, 걸음에서 찾는 소통

by Freewinds

걷는 법을 잊은 사람들


우리는 걷는 법을 잊어버렸습니다. 걸음에는 오직 목적지만 있을 뿐입니다. 걷는 과정에서 무언가를 느꼈던 적이 있나요? 지하철 계단을 오르고, 회사 복도를 지나고, 퇴근하고 집으로 가는 동안에, 우리의 다리는 단지 하루를 버텨내기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단조로운 걸음이 우리의 메마른 일상을 비추는 거울 같아서 마음이 아픕니다. 젊은 날의 들뜬 걸음도, 설레는 마음으로 내딛던 첫 출근길의 발걸음도, 이제는 기계적인 움직임으로 변해 버렸으니까요.


요즘 우리는 계속 전진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 살아갑니다. 더 나은 직장, 더 안정적인 생활, 더 완벽한 미래를 위해 쉼 없이 달려보지만, 정작 자신의 내면과 마주할 시간은 부족합니다. 몸과 마음의 불균형 속에서 우리는 점점 지쳐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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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걸음의 설렘을 기억하며


하지만 한 걸음은 단순한 움직임이 아닙니다. 그것은 불확실한 세상에서도 멈추지 않겠다는 조용한 다짐입니다. 탱고에서 파트너와 눈을 맞추고 첫 발을 내딛는 그 순간처럼, 우리의 일상 속 작은 걸음들도 새로운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탱고의 첫걸음은 언제나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그 조심스러움은 두려움이 아니라, 새로움에 대한 기대와 설렘입니다. 발을 내딛는 순간, 파트너와 대화가 시작되고, 음악과 공간이 하나로 어우러집니다. 일상에서도 매일 같은 길을 걷는 것 같지만, 사실 그 속에는 언제나 새로움이 숨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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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처럼 걷기


탱고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동작은 '카미나다(Caminada)', 즉 걷기입니다. 하지만 이 걷기는 우리가 아는 평범한 걸음과는 다릅니다. 몸의 균형을 느끼고, 파트너와 소통하며, 음악과 하나가 되는 순간이 바로 탱고의 한걸음입니다.


일상의 걷기가 목적지로 향하는 이동이라면, 탱고의 걷기는 관계와 교감, 그리고 자신과 깊이 만나는 시간입니다.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휴식 같은 걸음이 아닐까요? 출근길에, 점심시간 산책에서, 퇴근 후 동네 한 바퀴에서 탱고처럼 걷는다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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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작은 춤


탱고에서 첫걸음이 설렘 가득한 대화의 시작이듯, 일상 속 작은 걸음이 모여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안내해 줄지도 모릅니다. 평소에 걷는 길에서 잠시 멈춰 서보세요. 내가 어디에서 출발했고, 지금 어떤 속도와 방향으로 걷고 있는지 돌아보는 순간, 삶이 달라지게 됩니다.


마음과 몸이 하나가 되어 걷고, 속도를 조절하면서 균형감을 느끼고, 나의 걸음에서 어떤 리듬을 찾는 순간, 전에는 몰랐던 즐거움을 느끼게 됩니다. 걷기는 나와 주변을 연결시켜 줍니다. 발바닥이 땅에 닿을 때마다 전과는 다른 자극을 받고, 다음 발자국을 결정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걷던 그 발걸음이 예술이 될 수 있습니다. 예술가가 캔버스에 색을 칠하듯, 우리도 걸음마다 의미와 감정을 새길 수 있습니다. 걷기는 단순히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발견하고 감정을 깨우는 촉매와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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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마주하는 시간


걷는다는 것은 결국 자신과 마주하는 일입니다. 바쁜 일상에 쫓겨 잊고 지낸 내 마음의 소리를, 무시해 왔던 몸의 신호를, 미뤄둔 꿈들을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이죠.


이 밤,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심장 소리에 귀 기울여 보세요. 마음속 울림을 따라 용기 있게 한 걸음 내디뎌 보세요. 그 한 걸음이 삶을 더 조화롭고 균형 있게, 아름다운 탱고처럼 만들어 줄 것입니다.


오늘 내딛는 첫걸음이 여러분의 심장을 깨워, 삶에 새로운 리듬을 선사하기를 바랍니다. 그 걸음 속에서 탱고의 열정처럼, 일상 속에 숨겨진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발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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