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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이 Nov 05. 2020

6-05. 상대성이론 쉽게 이해하기

시간, 공간, 질량의 상대성

운동속도가 빨라질수록 시간은 느려진다. 이것이 아인슈타인이 광속도 불변 법칙과 상대성 원리 둘 다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이다. 뉴턴만 버리면 되는 거였다. 시간은 고정적이지 않다. 대상의 운동상태에 따라 유연하게 달라진다. 그렇다면 공간은 어떨까? 시간이 유동적인데 공간은 고정적일까? 답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시간처럼, 공간도 대상의 운동상태에 따라 유연하게 변한다.


그 또한 아인슈타인은 동일한 기차 사고실험을 통해 도출해냈다. 다시 움직이는 기차 안으로 가보자. 움직이는 기차는 정지한 대상에 비해 시간이 느려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번엔 기차의 길이를 측정하자. 정지한 기차라면 모를까 달리는 기차 길이를 어떻게 재면 좋을까? 간단하다. 기차 머리가 레일 위 특정 지점을 지나치는 순간에 타이머를 시작하고, 기차 꼬리가 같은 지점을 통과하는 순간에 타이머를 정지하면 된다. 그 시간에다가 기차의 속도를 곱하면 끝.


그런데 위의 방법을 기차 안의 사람과 바깥에 정지한 사람이 시행하면 역시나 결과가 달라진다. 왜냐하면 기차 안에 있는 사람의 시간이 바깥 사람보다 느리기 때문이다. 둘 모두에게 기차의 이동속도는 동일하지만 거기에 곱하는 시간값이 달라지므로 결과적으로 기차 안에서 측정한 기차 길이와 기차 밖에서 측정한 기차 길이는 달라진다. 전자가 더 짧다. 그러므로 결론은 이거다. 운동하는 대상의 공간은 줄어든다.


이때 오해하면 안 되는 것이, 3차원 공간이 모두 균일하게 줄어든다는 뜻이 아니다. 달리는 기차 안의 공간이 모두 같은 비율로 줄어든다면 기차는 탈선하거나 멈춰야 한다. 왜냐하면 기차의 너비도 줄어든다는 뜻이니 말이다. 정지해 있는 철로는 공간의 축소를 일으키지 않는다. 쉽게 말해 철로의 너비는 줄어들지 않고 그대로인데, 달리는 기차의 양측 바퀴 간격이 줄어든다면 당연히 운행은 불가능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대상이 이동하는 방향의 한 차원 축에서만 공간 축소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 외 축의 공간은 멀쩡하다. 그러므로 달리는 기차의 경우 기차가 진행하는 방향의 앞뒤 길이만 줄어든다.


이로써 뉴턴의 세계는 완전히 박살났다. 우주에는 고정된 시간도 공간도 없다. 물질이 존재하고 운동하는 전제 조건, 즉 배경으로서 시간과 공간을 생각해 오던 것이 그간의 상식이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에게 물질 이전에 이미 존재하는 선험적인 시간과 공간 따위는 없다. 시간과 공간이란 물질의 배경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시간과 공간 자체도 물질의 물리적 속성인 셈이다. 물질의 운동량이 변하듯 물질의 시간과 공간도 변한다.


같은 이유로, 움직이는 물체는 질량이 커진다. 이번에는 달리는 기차에 있는 사람과 바깥에 정지한 사람이 (기차 진행방향과 수직으로) 마주보고 똑같은 1kg짜리 쇠공을 정확히 서로를 향해 굴린다고 가정하자. 이때 두 사람은 똑같은 힘으로 공을 굴려야 한다. 똑같은 힘으로 똑같은 무게의 공을 굴렸으므로 두 공이 받는 가속도도 똑같다(뉴턴 역학 제2법칙, F=ma, 즉 ‘힘=질량×가속도’ 공식을 기억하자).


두 공이 맞부딪힐 때까지의 이동거리를 구해보자. 이동거리는 가속도에 비례하고 시간의 제곱에 비례한다. 이때 가속도는 동일하지만 시간은 동일하지 않다. 기차에서 굴린 공의 시간이 더 짧다. 따라서 기차에서 던진 공이 굴러간 길이 또한 더 짧다. 분명히 같은 무게의 공을 같은 크기의 힘으로 굴렸는데 기차 쪽 공이 지상 쪽 공보다 적게 움직였다. 이는 결국 기차 쪽 공이 바깥 쪽 공보다 더 무거워졌다는 의미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힘으로 굴렸음에도 기차 쪽 공의 가속도가 바깥 쪽 공보다 더 적어진 것이다(‘가속도=힘÷질량’ 공식을 다시 떠올리자). 기차가 빨리 움직일수록 시간이 느려지므로, 굴린 쇠공의 이동거리 또한 더 짧아질 것이고, 따라서 쇠공은 더 무거워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론. 물체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질량은 더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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