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기록하기, 그게 무엇이든 - 7일 차
이 순간에 떠오른 생각 조각 모음
이제는 무언가를 하는 용기보다, 무언가 하지 않을 용기가 더 필요하다. 내 장점이자 단점은 도전에 허들이 낮다는 점이다. 장점인 이유는 뭐든 머릿속을 스치는 일을 당장 시작하는 것이고, 단점인 이유는 그렇게 벌린 일이 수백 가지라는 점. 일의 지속성, 몰입도, 집중력이 모두 떨어진다. 내가 뭐든지 잘하는 다능인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나는 '하나만 걸려라' 하는 마음으로 여러 화분에 조금씩 물을 주다가 모두 메말라 죽이는 꼴이다.
한때 나는 모든 내 계정의 비밀번호를 가호 이름으로 해뒀었다. 꼬신내가 풀풀 풍기는 장난꾸러기 가호. 토끼처럼 뛰어다니던 녀석. 이불이 축축하게 발을 빨던 녀석. 비밀번호를 치다가 갑자기 마음이 울컥했다. 가호야 나 인스타그램 계정을 해킹당했어. 비밀번호는 너였는데, 어떤 망할 놈이 비밀번호를 바꾼 걸까.
다들 행복한 거 맞죠? 다들 잘 살고 있는 거 맞죠. 어떻게 하면 나한테 내가 가장 친절한 내편이 될 수 있을까. 나는 계속 내가 초라하게만 느껴진다.
별로 배는 안고팠는데 금요일이기도 하고 기분도 괜히 우울해서 밥 한 끼를 만들어 먹었다. 팽이버섯을 볶았고 들깨가루로 만들 들깨 소스를 콕 찍어 먹었다. 닭가슴살도 먹고, 토마토에 설탕도 절여 먹었다. 빵 한조각도 먹었는데 그러고 나니 배가 너무 불러서 아직도 잠을 잘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