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기록하기, 그게 무엇이든 - 23
무던한 사람과 대화는 이상하리만큼 단순한 결론을 내려 준다. 말을 내뱉는 동시에 내가 지금 말하는 그 일이, 지난날 내도록 나를 괴롭혔던 일들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감정 변화가 없고 무던한 그 애는 늘 잠자코 앉아 내 이야기를 듣는다. 네가 없던 한 달 동안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또 무엇이 나를 지치게 했는지 털어놓고 나면 그다음은 자기 차례라는 것을 아는 듯 최선의 리액션을 한다. 그 덤덤한 대답을 듣고 나면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차분해진단 말이야. 말하다 보면 깨닫게 된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나를 괴롭히는 마음들이 고작 이렇게 작은 것들이라 다행이다, 그럼 또다시 살아도 괜찮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