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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노란 배움의 여정

Episode.06

by 프리여니v



‘언어발달’ 수업이 있는 날이다. 수업을 듣다 문득 마음을 타고 단어 하나가 떠올랐다. ‘소수자’.


나는 곧 발달 지연이나 발달상 어려움을 보이는 언어장애아동의 어려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아기는 보통 의사소통 의도 자체의 개념을 파악하는 데까지도 9-10개월이 걸리고, 그 과정에서 결함이 생기면 언어를 사용하는 데까지도 어려움이 이어진다고 한다. 나중에 언어 지연을 경험하는 아이는 어떤 마음을 가지게 될까? 슬플까? 답답할까? 혹은 아무렇지 않을까?




시험공부를 시작했다. 다음 주가 시험기간 시작인데, 나는 조금 이르게도 이번 주에 시험 보는 교양 과목이 있어서 공부를 시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험 범위를 쭉 훑어보는데, 문득 눈에 들어온 부분이 있었다. 그 역시 ‘소수자’.


내가 공부한 과목은 ‘다문화 사회와 이해‘. 공부한 바에 따르면, 다문화에는 인종, 민족, 언어뿐 아니라 장애, 성, 종교도 포함된다고 한다. 그 소수자들의 목소리가 모여 다문화 사회의 중요성을 커지게 했다고. 주류문화에서 비켜간, 그 작은 집단의 한 사람으로 사는 건 어떨까? 슬플까? 답답할까? 아니면 아무렇지도 않을까?




내 마음에도 그런 감정이 있었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쉽사리 눈에 띄지 않는 그런 마음들이 있었다. 그때 나는 어땠더라? 슬펐던가? 답답했던가? 아무렇지도 않았던가?



분명한 건, 아무렇지 않은 건 아니란 거였다. 그건 인정받지 못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목소리가 커졌다. 나는 종종 출처를 알 수 없는 분노를 느꼈고, 분노 뒤에는 항상 "나 여기 있어, 알아줘" 하고 요동치는 살아있는 목소리가 있었다.


소수자를 위하여 소리내거나,
함께 할 수 있는 사람



문득 그 길이 내 길인 것만 같았다. 앞으로 나는 ‘의사소통이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도 여전히 우리에게 낯선 소수자들...


하지만 난 아직 경험도 부족하고, 실습도 시작하지 않은 학생이다. 그래서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그들의 세계와 언어에 대해 내가 이야기할 수 있을까, 잠시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의 이 알 수 없는 끌림과 ‘소수자’에 대한 마음의 주목에게, 나는 문득 ‘샛노란 배움의 여정‘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싶었다. 피어나기 전 튤립의 옹골진 꽃봉오리처럼, 지금의 여정이 샛노랑을 머금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에.


아직 병아리 학도로서 갈길은 멀지만, 그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내 마음이 그곳으로 빛을 밝힌 건 아닐까.


지금은 작고 조용해도,

언젠가는 이 마음이

정말 그들을 대변할 수 있는

따뜻한 언어가 되기를 바라며.


오는 길 노란 꽃들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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