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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는 힘

3부. 결국 나는 나답게 살기로 했다

by 프리여니v


살아가는 과정이야말로 사랑하는 과정은 아닐까.


말이 닮아버린 탓인지 사랑과 삶은 닮아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내게 뜨거운 첫사랑을 가르쳐준 건 나의 가족이었다.


우리 가족은 붕어빵처럼 닮아있었다. 가족사진을 봐도 다섯 식구는 한결같이 닮아있었고, 길을 지나가기만 해도 동네 사람들은 누구네 딸 아들 하면서 금방 알아보았다. 하지만 성격은 가지각색 달라서 어떻게 그다지도 다른지 신기하기도 했다.


아빠는 다정한 사람이었고 가족들에게 헌신적이었으며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고 유머러스했다. 엄마는 따뜻한 사람이었고, 가족들을 사랑했으며 똑 부러지게 할 일을 해나가고 상냥했다. 오빠는 부드러운 사람이었고, 호기심이 많았으며 친구들과 놀기 좋아하고 장난스러웠다. 동생은 야무진 성격이었고, 겉으론 무뚝뚝하지만 속으로 따뜻하며 매사 솔선수범하고 귀여운 구석이 많았다.


평소 가족의 모습은 그랬다. 어린 시절 우리 가족은 여느 가족처럼 평탄하게 어울려 살았다. 하지만 인생의 한 페이지에 돌풍이 불어오자, 가족들은 모두 다른 사람이 되었다.


아빠는 아팠고 자주 화가 나 있었으며 삶의 끝자락에서는 술에만 의지한 채 고통을 발산했다. 아빠의 고통스러운 포효는 불똥이 튀어 고스란히 가족의 몫으로 돌아왔다.


엄마는 아빠를 돌보느라 자식은 뒷전이었고, 아빠가 돌아가신 뒤로는 생계를 책임지느라 더욱이 자식을 돌볼 틈이 없었다. 하지만 엄마가 몇 해 만에 다른 아저씨를 우리 앞에 데려왔을 때 우리는 엄마의 무관심에 대한 분노를 느꼈다. 자식에 대한 엄마의 무관심이 고된 삶이어서 어쩔 수 없었던 게 아니라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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