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할 제주의 맛…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by frei

2016-04-01


베지근한 고기국수·고소한 흑돼지구이·매콤한 ‘모닥치기’
여행에서 ‘한 끼 식사’는 매우 소중하다. 평소와 다름없는 밥 한 그릇이지만 여행에서는 이 ‘한 끼 식사’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여행의 맛을 결정한다. 더욱이 자주 찾기 힘든 제주도라면 여행의 맛에 대한 갈증이 다른 곳보다 심해진다. 그렇다고 주머니 사정을 생각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제주도는 몇 천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고기국수와 시장 군것질 거리부터 흑돼지로 대표되는 돼지고기, 여기에 해산물까지 선택의 폭이 참 넓다. 어떤 것을 먹더라도 제주의 맛을 느끼기엔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저렴하지만 맛은 일품… 고기국수

제주의 대표적인 향토 음식은 고기국수다. 다른 지역에서는 보통 멸치 등으로 국물을 우려내지만 제주에서는 고기로 육수를 우려낸다. 제주에서 고기라고 하면 돼지고기를 말하는데 제주의 특산물인 흑돼지를 푹 고아 국물을 만든다. 제주에서는 오래전부터 마을 잔칫날에는 흑돼지를 잡아 손님을 대접했다. 평소 먹기 힘든 고기다 보니 여러 명이 많이 먹을 수 있도록 자투리 살코기와 뼈를 이용해 국물을 우려냈다. 이 국물 맛을 제주 사투리로 ‘베지근하다’고 하는데, 담백함이 진해 입맛을 당기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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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아닌 면을 넣는 것 역시 제주에서 쌀 농사가 힘들어 주식으로 밀과 보리를 먹었기 때문이다. 국수도 다른 지방과 달리 우동에 가까운 굵은 면을 사용해 식감이 좋다.



이게 끝이 아니다. 이 위에 삶은 돼지고기를 ‘듬삭하게’ 올린다. 수육을 먹을 때만큼 큼직큼직하게 썰어 넣는다는 의미다. 한두 개만 올려져 있으면 섭섭하다. 고기를 한 움큼 잡아 국수 위에 올려놔야 제주 고기국수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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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향토음식 고기국수.


고기국수는 제주 향토 음식이어서 어딜 가나 맛볼 수 있지만 여행객이 많이 찾는 곳은 제주시 일도2동 국수문화거리다. 7∼8년 전쯤 국수마당이 들어선 뒤 입소문을 타자 자매국수, 일도국수 등이 문을 열어 지금은 10여 곳이 모여 타운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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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할망식당에서 파는 얼큰한 고기국수.


만약 비행기 출발시간이 촉박하다면 제주공항에서 택시로 10분 거리에 있는 제주시 연동 제주도청 부근 국수가게를 찾아도 좋다. 유명 호텔 요리사들에게 고기국수 조리법을 전수받은 신성할망식당과 올래국수 등 10여 곳이 문을 열었다. 다만 국수문화거리처럼 가게들이 몰려 있지 않고 듬성듬성 자리하고 있다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흑돼지구이와 멜젓의 조화



국수가게가 많다고 세 끼를 모두 국수로 채울 순 없다. 제주에 왔으면 흑돼지고기도 한 번쯤은 먹어줘야 한다. 제주 흑돼지는 다른 지역 흑돼지에 비해 특유의 누린내가 적고, 지방의 고소함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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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오름식당의 흑돼지 통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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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오름식당의 흑돼지 꼬치구이.

흑돼지고기 가게 역시 제주 전역에 흩어져 있지만 여행객이나 제주도민들에게 많이 알려진 곳으로는 돈사돈, 포도원흑돼지, 흑돼지가 있는 풍경 등이 있다. 유명해지다 보니 기다리는 불편함이 있지만 맛은 실망시키지 않을 듯싶다. 특이한 흑돼지를 먹어보려면 제주시내 해오름 식당도 있다. 두툼한 살점이 붙은 갈비를 통째로 굽는 통갈비와 4인분, 8인분용 돼지고기 꼬치는 그 모양부터 식욕을 자극한다. 제주의 대부분 흑돼지 식당은 ‘멜젓(멸치젓)’이 나온다. 돼지고기를 멜젓에 찍어 먹으면 기대 이상의 맛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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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전통시장의 왕오징어 구이.


◆동문시장과 서귀포매일올레시장



제주의 전통시장은 제주시의 동문시장과 서귀포시의 매일올레시장이 대표적이다. 두 시장에서 판매하는 군것질 거리는 큰 차이가 없어 여행 코스를 감안해 가까운 곳에 들르면 된다. 전통시장에는 어김없이 떡볶이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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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전통시장의 떡볶이가게.

하지만 제주 전통시장 떡볶이가게는 국물 떡볶이, 튀김, 김밥 등 각종 분식류를 한데 모아 내놓는 ‘모닥치기’가 일품이다. 불어터지기 전에 전과 만두를 먹자.


이어 김밥, 어묵, 떡을 먹으면 된다. 불어터진 전과 만두를 좋아한다면 취향대로 나중에 먹어도 누가 말리진 않는다. 제주 전통 떡인 오메기떡과 상화떡도 맛봐야 한다. 상화떡은 밀가루에 막걸리를 넣고 반죽해 발효시킨 뒤 팥을 넣고 둥글게 빚어 쪄낸 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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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전통시장의 문어꼬치 가게.


떡 말고 빵을 원한다면 한라봉이 소로 들어간 하루방빵, 보리빵 등이 준비돼 있다. 마지막으로 시장을 나올 때 흑돼지 꼬치나 문어 꼬치를 입에 물고 ‘인증샷’ 정도는 찍어줘야 제주 시장을 제대로 구경했다고 할 수 있다.



제주·서귀포=글·사진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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