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분야에서 인간이 AI를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예술은 어떤 역할과 의미로 존재할 수 있을까? 예술가는 AI화가의 등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AI화가가 자체 알고리즘과 시스템에 의해 미적 대상을 만들어낼 때 이를 예술 작품이라고 명명할 수 있을까? 이는 창의성에 대한 도전인가, 아니면 사진기술처럼 예술 영역을 새롭게 확장하는 도구의 등장인가. 최근 인공지능이 인간 수준의 예술품을 만드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인공지능 환경에서 예술의 본질에 대한 질문이 움트고 있다.
인공 창의 시대, 생산의 역할은 계속해서 기계에게 위임될 것이고, 인간은 가면 갈수록 선택자의 역할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그동안 우리가 선택한 것들의 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계가 만든 작품도 예술로 인정할 것인지, 인간 예술가는 기계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이 모든 것은 우리들의 선택에 달렸다. 그렇다면 다음 사례들을 통해 예술 분야에서 인간이 AI를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20년 4월 2일 구글이 아트앤컬처 앱에서 이미지를 명화처럼 변경할 수 있는 ‘아트 트랜스퍼’ 기능을 선보였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사진을 명화처럼 바꿔주는 필터를 출시하였다. 사용자는 자신이 찍은 사진을 반 고흐, 모네, 프리다 칼로의 스타일로 변환할 수 있다.
구글은 단순한 오버레이나 이미지 혼합을 통해 사진을 변환하는 것이 아니라, CAN(Creative Adversarial Networks)을 활용하여 특정한 예술적 스타일에 영감을 받은 독특한 알고리즘 모델을 구동했다.
페이스북 AI 팀은 새로운 스타일의 그림을 그리는 ‘CAN(Creative Adversarial Networks)’을 제안했다. CAN은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을 기반으로 한 뉴럴넷 구조로서 기존에 존재하는 그림들과 각 그림의 스타일 분류 정보를 학습데이터로 사용한다. 뉴럴넷이 임의의 벡터로부터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내는데, 이 그림이 기존의 스타일 중 하나로 분류가 어렵도록(새로운 스타일의 그림을 그리는 법을 학습하기 위해) 학습을 하면서 동시에 기존에 존재하는 예술작품들과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이 비슷한 확률적 분포를 가지게 해서 인공지능 그림이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예술작품이라고 불리는 형태를 가지게 하기 위해) 학습을 한다. 이처럼 기존 작가의 기법을 모방해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을 생성하는 CAN 방식은 추상화의 경우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AI 예술가와 인간 예술가의 아트 콜라보 프로젝트는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시행되었다. 그래픽 인공지능(AI) 전문기업 펄스나인은 2019년 11월 28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AI아트 갤러리 아이아에서 프리뷰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AI와 인간의 협업을 모토로 AI아트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끊임없이 실험하는 예술 플랫폼이다. 수면 위 지상의 독도는 두민 작가가 서양화 기법으로 표현하고 수면에 비치는 독도는 펄스나인의 AI작가 ‘이메진AI’가 동양화 기법으로 표현, 교차되는 수면부분은 두민작가가 동서양 혼합 표현 후 크리스탈레진을 이용하여 실질적인 수면의 질감이 느껴지도록 코팅작업을 더해 최종 완성하였다. 아이아에서는 이메진AI와 상업 일러스트레이터 '페인틀리AI'의 원화가 전시되며, 이 작품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감상할 수 있다.
예술가와 AI, 다가올 미래에는 공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술에서 AI라는 존재의 등장은 미술사에서 사진기의 등장과도 같다고 볼 수 있다. 사진기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이제 인간이 그리는 그림은 더 이상 존재의 가치를 잃어버릴 것이라 했지만 예술가들은 이를 계기로 사진기가 담아낼 수 없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미술 사조를 탄생시켰다. (인상파, 추상표현, 초현실주의)처럼.
AI아트라는 것이 현재의 미술을 대신하거나 예술가의 영역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공존을 통해서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미술 사조를 탄생시킬 수 있으리라 본다. 서로 경계하기보다 교감하면서 AI는 예술가에게 상상력을 자극해주고 또 다른 미술도구를 선물해 줄 수 있다. 또한 예술가들은 AI에게 예술에 관한 지속적인 딥러닝을 가능케 하여 미래사회에 기여함으로써 종국에는 인간의 삶에 다양한 새로운 길을 열어주길 기대한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