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과 수치심의 기억

에두아르 루이와 디디에 에리본이 돌아본 '집'

by 프렌치 북스토어

자유와 박애의 나라 프랑스는 오랫동안 평등을 말해왔다. '모두가 평등한 나라'라는 원칙은 프랑스 사회에서 중요한 사회적 규범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평등이라는 말을 오해한다. 흔히 평등을 '모두를 똑같이 대한다'는 따뜻한 감정적 의미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그들이 내세우는 평등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평등과는 차이가 있다. 개인의 사정을 세심히 헤아리는 방식이라기보다, 모든 시민을 '동일한 규칙 아래 놓인 존재'로 본다는 의미의 평등을 의미한다.


프랑스에서 평등은 권리의 평등을 뜻한다. 태어난 집이 어디든, 부모가 누구든, 성별이 무엇이든, 국가는 시민을 동일한 규칙이 적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의미의 평등인 것이다.


그래서 프랑스는 사람들을 같은 자격을 가진 개인으로 대우한다. 누군가를 특별히 우대하기보다, 차별하지 않는 것이 정의라고 믿는다.


사람들은 흔히 프랑스 사람들을 차갑고, 거만하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하고, 배타적이고, 무관심하고 말한다. 물론 몇 개의 단어로 정의할 수 없겠지만, 프랑스 사회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불쾌감을 지울 수가 없다.


서로 다른 문화적 차이라고 설명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뿌리 깊게 깔려 있는 차별 문화가 존재한다. 계급과 사회적 위계는 일상적인 말투와 태도 속에서 은근한 선 긋기 같은 습관이 되어버린 듯하다.


이러한 불쾌감은 프랑스 내부에도 존재한다. 그리고 프랑스 현대 문학에는 이러한 감정을 자기 자신과 가족의 기억을 통해,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프랑스 사회의 얼굴을 드러낸다. 그중에서도 에두아르 루이(Édouard Louis)와 디디에 에리본(Didier Eribon)은 가난한 노동계급 가정에서 태어나,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집의 기억을 정면으로 파헤치는 작가들이 있다.


두 사람의 어린 시절은 계급에서부터 시작한 빈곤이 남아 있었다. 빈곤과 함께 결핍, 성정체성을 둘러싼 혐오가 만든 폭력과 수치심이 따라왔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그들은 결국 고향을 떠났다. 살기 위해서 고향을 버렸고, 과거와의 단절은 그들에게는 해방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그들은 다시 돌아온다. 몸과 말투, 감정에 남아 있던 흔적들을 끌어안은 채, 글쓰기를 통해 결국 기억의 장소로 되돌아가게 된다.





에두아르 루이의 데뷔작 『에디의 끝』는 프랑스 북부 피카르디의 작은 마을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적나라하게 기록한 자전적 소설이다.


그는 가난한 노동자 계층 가정에서 태어나 자랐고,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일찍부터 모욕과 폭력에 시달린다. 학교와 마을에서는 '여자같이 굴지 마라' 같은 조롱이 따라다녔고, 술과 폭력이 일상인 가정에서 성장한다.


낙인이 곧 혐오로 이어지는 곳, 소년 에디(루이의 본명)는 자신이 동성애자일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품은 채 숨을 곳을 잃어버리고 만다.


루이는 이 기억을 단 한 치도 미화하지 않는다. 그는 가족과 이웃이 자신을 어떻게 취급했는지, 어떤 말로 상처를 주었는지 숨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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