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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파카 Aug 28. 2020

무능력한 기획자를 피하는 방법

무능한 기획자는 결과물이 완성되어도 기능조차 이해하지 못한다.

기획자가 무능하면 개발자가 답답해진다.
배의 선장이 무능하면 선원들이 고생하는것과 같은 원리다.

무엇을 해야할지, 어떤 방향을 향해야할지, 선택의 순간의 원칙은 무엇인지. 흐름을 주도하는 것이 기획자라면, 그 흐름에 맞춰 차질없도록 아이디어를 구현해내는 역할이 개발자이다.

기획자가 무능한 팀에 있으면, 개발자는 지옥을 맛보게 된다. 직장에서의 지옥은 특별한 상황이 아니다. ‘일을 해도 보람이 없는 상황’ 이 개발자에게는 지옥과 다름없다.

방향성이 없는 기획자는 시시때때로 구현된 결과물을 바꾸거나, 소위 말도 안되는 마법같은 것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다. 심지어 만드려고 하는 결과물에 대해 이해를 못하고, 완성되는 순간까지도 결과물이 무슨 기능을 하는지 이해못하는 기획자가 있다. 기획자로서는 낙제이지만 소위 정치직장인으로 살아남은 것이다.

기획자의 잘못된 점을 바꾸려는 시도를 나름대로 했다. 타일러 보기도 하고, 감정적 대치도 해보기도 하고, 상사에게 면담을 요청하여 돌려말하지 않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풀리지 않는 문제의 해결 방법이 퇴근할 즈음 갑자기 떠올랐다.
아. 무능한 기획자를 욕할게 아니라. 유능한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떠날 준비를 할 때가 온 것이구나.

훈련소에서 15kg 에 가까운 가방?을 메고 20km 행군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 짐을 내려놓을 때보다 더 후련한 마음이 들었다.

조직의 내부적으로 소모되는 감정적 에너지는 건설적이거나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직종의 예외는 없다. 일을 주도해가는 리더 역할을 해야하는 사람이 무능력하다면, 때가 온 것이다.

조직의 그릇이 더 이상 자신을 감당해 낼 수 없는 순간이 온 것이다. 무언가 바꾸려고, 타인을 변화시키려 애쓰지 말아야한다. 다만 그 에너지를 자신에게 집중해 유능한 인력들이 모인 조직으로의 움직임을 준비해야 한다. 그것이 현명하고 건설적인 처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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