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나는 뉴욕의 초보 검사입니다.
p. 206
사실 우리가 소통에 큰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는 의식구조 깊숙한 곳에 떡하니 자리잡고 앉아 군림하는 ‘신’ 때문이다. 이 ‘신’의 저에는 다름 아니 내가 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확신’이다. 실제로 내 기분, 내 일, 내 인생과 같이 내가 보고 자각하는 모든 체험과 감정의 절대적 중심은 언제나 자기 자신이다.
흥미를 유발시키는 제목이다. ‘나는 뉴욕의 초보 검사입니다.’ 뉴욕? 초보 검사?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책이었다. 뉴욕에서 사회정의부에 소속된 이민규 검사의 직업사명관과 검사로 다양한 계층, 나이, 국가의 사람들을 상대하면서 깨달은 인간관계학적 관점을 소개한 책이다.
재미는 물론, 배울점도 많은 생각들이 많이 담겨있어 억지로 템포를 쉬어가며 아껴가며 읽는다.
자신이 검사라는 직업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 다소 식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사회정의’를 어떻게 이뤄갈 것인가 고민하고, 살아내는 흔적들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인간관계의 능력의 한계를 직면한 부분을 콕 찝어서 설명한 내용이 이 글의 도입부에 있는 구절이다.
‘확신’이라는 생각? 종교? 신?이 나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다소 필자를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물론 ‘확신’이 무조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확신이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에너지보다는 부정적 에너지가 더 주변사람들에게 작용한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공감’능력의 부재 때문일까? 라는 생각도 했지만, 전혀 공감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대체 무엇이 본질적인 문제일까 답을 찾을 수 없었는데. 내가 깨어있는 동안 단 1초도 쉬지않고 생각하는 ‘확신’이 걸림돌이었을 줄은 몰랐다.
‘확신’을 갖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며 살아왔다. 지금도 ‘확신’을 갖지 못하면, 내 스스로의 노력으로 빈틈을 채워낸다. 타인과의 대화속에는 내 확신이 나를 대신하고 대변한다. 여기까지가 나의 사고 구조였다. 하지만 한 단계를 추가해야 한다. 내가 알고 있는 ‘확신’ 불확실하고 틀릴 수 있다는 점.
쉽지 않으며, 어려운 단계가 될 될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남은 인생동안 인간이 되려면, 이 단계를 뛰어 넘어야 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노력하자.
‘확신’은 틀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