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파카 Oct 04. 2020

읽고 써야 쉴 수 있는 ‘나’

쉬지 못하는 개발자의 딜레마

‘생산적이다’의 범주에 해당하는 활동들이 적어지면 나도 모르게 불안함이 찾아온다. 30여년을 살아오면서 놀면서도 불안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직장에서 팀장이 되고 주어지는 일들과 함께 오는 스트레스 때문인가 싶기도 하다.


불안 또한 인간이기에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이라 생각되지만, 기분이 불쾌한 것은 사실이다. 일어나지도 않은일, 일어날 가능성이 없는 일, 구체적으로 무엇때문에 인지도 알수 없는 불안 등등. 내 시간과 감정을 빼앗긴다는 경험은 유쾌하지 않다.


어찌보면 그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책을 읽어왔던 것일 지도 모른다. 좋은 글을 읽고, 인사이트를 얻는 시간들이 나에게는 ‘생산적’이라는 위안을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생산적이라고 여겨졌던 ‘독서’ 또한 한계점이 분명하다. 읽는 만큼 100% 머릿속에 담아지는 것도 아니고, 당장 살아가는 현실에서 녹여낼만한 것들을 가시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활자를 소비하는 독서 습관을 갖게 된다.


그러던 중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고, 신이나서 있는말 없는말 머릿속에 떠오르는 글 등등. 온갖 생각들을 다 쏟아냈다가 재미가 줄어 브런치도 잠깐 쉬었다.


글쓰지 않던 시절의 습관으로 다시 돌아가 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불안’이 찾아왔다. 인생은 습관이 결정한다는데 맞는 말이다. 핸드폰 게임으로 시간을 죽이는 습관으로 돌아갔더니, 여지 없이 원점으로 돌아오게 되는 내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된다.


어찌보면 마약처럼 순간적인 자극을 주는 핸드폰 게임을 내 몸과 마음이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지기도 하다.


게임을 하는 시간만큼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면, 피곤하지만 불안하지는 않다. ‘나’라는 한 인간이 진정으로 쉬는 방법을 찾았던 것 같다. 하지만 짜릿한 중독을 잊지 못하고 과거의 삶으로 돌아 갔더니 여지없이 부작용이 나타난다.


정리하면 나는 읽고 써야 쉴수 있는 ‘인간’ 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검사 황시묵을 통해 작가가 말하려 했던 것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