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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파카 Mar 06. 2021

관계의 문제

기독교적 관점에서 바라본 관계학의 핵심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회사는 벗어나고 싶었고 돌이 지난 아이에게 쏟는 에너지로 집에서 조차 숨돌릴 틈이 없었다.

코로나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 때문인가? 아니면 정말 회사라는 환경이라도 바꾸어야 하는 시기가 도래한 걸까? 


점심을 얼른 해치우고 30분이라는 시간을 회사주변의 천변산책로를 거닐며 근 4달여를 고민하며 지냈다.


더는 못버티겠는데, 더 이상은.. 이라는 생각들이 머릿속에 가득했지만, 특별히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던 나로서는 정말 답답해 미칠지경이었다.


그러던 중, 유튜브로 지인이 다니는 교회의 목사님 설교를 듣다가 180도 상황이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설교의 주제와는 별개의 내용으로 관계에 관련한 이야기였다.


사람들은 보통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자신과 타인의 문제로 바라보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사실 하나님과 자신과의 관계가 문제인 경우가 태반이라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기독교인들에게 주어진 상황들은 결국 하나님이 허락했기에 그 사람에게 발생하게 되는데, 받아들이는 자신을 둘러싼 모습들을 하나님께로부터 비롯했다고 생각하면 '왜 하나님께서 이런 상황을 허락하셨을까?' 고민하게 되지만, 하나님과의 관계가 어색? 하다면, 신의 존재는 잊은 채,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이... 어떻게 해결해야할까?' 라는 고민을 시작한다는 것이었다. 


'왜 신은 나에게 지금 이 순간, 이 상황을 나에게 펼쳐놓았을까?'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겸손한 생각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나도 생각을 바꿔 먹어봤다. 타인과 나의 문제로 바라봤던 것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어느 하나 내가 나쁘게 바라봤던 것들 투성이지 목적자체가 나쁜것들이 없었다. '그렇구나, 준비된 것들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자 몇달간 체했던 것들이 내려가듯 마음의 근심이 말끔하게 사라졌다.


기독교는 하나님을 자신의 주인으로 삼고 믿는 종교다. 인생의 키를 내가 쥐지 않고 다른 대상에게 넘겨준다는 것, 신을 자신의 주인으로 삼는다는 것은, 현대의 문화와 사고에서는 용납할 수 없지만, 진짜 기독교의 시작은 자아의 부정으로 시작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게 된 계기였다.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이 글을 읽는 분들이 한번쯤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단순히 자신을 둘러싼 문제들을 내가 해결해야할 숙제로만 생각하지 말고, 신이라는 존재가 나를 위해 준비한 이벤트 들이라고 한다면, '왜 신은 내게 이런 이벤트들을 준비해둔 걸까?' 한번씩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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