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역청구서' 들이민 유럽의 반격

'지정학적 덫' 뚫고 홀로서나

by freq blue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의 보복 공격 대응을 위해

중동 하늘에 쏟아부은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중동서 열흘간 패트리엇 1천발 쏴…우크라 4년 지원규모 넘어 - 연합뉴스, 2026년 3월 11일

단 11일 동안 미국산 패트리엇(PAC-3)이 무려 1천 발을 넘겼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 4년 동안 지원받은 물량 전체를 합친 것보다도 많습니다.


동맹국 미국의 핵심 자산이 중동 사막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유럽 동부 전선은 지금 비상입니다.

우크라이나의 방공 능력 고갈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의 미국은 유럽 동맹국들을 중동의 전쟁터로 끌고 가려하고 있습니다.

통제하기 힘든 미국과 기회를 엿보는 러시아 그리고 이란까지...


'지정학적 덫'에 갇힌 어느 때보다 복잡해진 유럽의 셈법을 짚어봤습니다.




2015년, 시리아 내전으로 엄청난 난민이 몰려들며

유럽은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2015년 그리스로 향하는 시리아 난민들

유럽이 지금 중동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란 인구는 9천만 명이 넘어, 내전 초기 시리아 인구의 세 배에 달합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벌이는 공습으로 이란 체제가 무너지거나 내전으로 인해 무정부 상태에 빠지면,

수많은 난민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유럽으로 몰려들 수밖에 없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일일 원유 소비량의 20~30% 통과

유럽은 이번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막대한 에너지 비용 상승이라는 타격을 입었습니다.

여기에 난민 사태까지 겹친다면, 그야말로 이중고를 겪는 끔찍한 상황에 마주하게 됩니다.


미국은 동맹국인 유럽 국가들이 이번 전쟁에 함께 나서기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 내부 분위기는 다릅니다. 과거 걸프전 당시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연합군이 함께 싸웠습니다.

하지만 2026년 트럼프의 미국과 네타냐후의 이스라엘, 단 두 국가만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뒤, 미국은 유럽 동맹들에 더 거세게 압박했습니다.

관세와 방위비 문제, 그리고 그린란드 사태를 거치며 미국을 대하는 유럽의 시각이 달라졌습니다.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보다 자국의 이익을 먼저 챙기는 국가로 보기 시작한 겁니다.



이번 사태는 유럽 안에 있는 미군 기지 사용 문제로 불거졌습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과거에는 소련의 위협에서 유럽을 방어해 주는 대가로 자국 영토를 미군에게 내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하지만 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는 처음에는 공군기지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입장을 바꿨습니다. 스페인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미국의 작전을 "무모하고 불법적"이라고 못 박으며, 스페인에 있는 미군 기지를 작전에 쓰지 못하게 막았습니다.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 행동을 위한 전초기지로 쓰일 경우 향후 적대 세력의 직접적인 보복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깊은 우려 때문입니다. 원치 않는 분쟁에 휘말려 국가적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입니다.



트럼프는 유럽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상대로 전쟁 시작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을 방문한 첫 번째 유럽 지도자, 메르츠 독일 총리 (2026년 3월 3일)

트럼프 대통령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영국의 스타머 총리를 두고 2차 세계대전과 비교하며 "처칠 없는 영국"이라고 깎아내렸습니다.

스페인에는 전면적인 무역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하지만 독일 총리는 쓴소리를 던졌습니다

"유럽이 미국의 군사 작전 결과를 대신 감당할 수도 있다"

이어 메르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러시아가 시간을 끌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에게 압박을 가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평화 협정은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뿐만 아닌 유럽이 지지하는 협정만이 가능하다"고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유럽은 하나로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유럽연합은 "미국의 스페인에 대한 경제 제재는 유럽연합 전체를 향한 것"이라며, 스페인에 대한 전폭적인 연대를 밝혔습니다.


호르무즈 봉쇄 여파로 에너지 위기에 놓인 유럽은 지금 급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가스 가격 상한제, 국가 보조금 지급 등을 포함해 에너지 요금을 낮추기 위한 여러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에너지 관련 회의 일정을 잡고 있습니다.



군사적인 움직임도 눈에 띕니다

"유럽이 주도하는 임무"라고 강조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중동 지역 동맹국을 돕기 위해 항공모함을 포함한 여러 척의 군함을 역내에 배치했습니다.

그러면서 "프랑스는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미국의 공습과 철저히 선을 그었습니다.



이번 전쟁을 지켜보는 유럽은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동유럽 최전선을 지키던 안보 자산과 군사 장비들이 잇따라 중동으로 빠져나가면서,

유럽의 안보 공백에 유럽연합 상임의장은 "이번 전쟁의 승자는 러시아뿐"이라며 우려의 말까지 나왔습니다.



결국, 프랑스는 "핵탄두 보유량 늘리겠다" 선언했습니다

자국의 핵무기를 유럽 전체를 지키는 안보 우산으로 넓히는 메시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소극적인 자세와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전통적인 동맹국들에 더 강경한 태도에

이제는 유럽이 스스로의 안보를 책임져야 할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겁니다.


여기에 핵군축 협정 '뉴스타트(New START)'의 복원이 요원한 상황,

독일 또한 프랑스와의 핵우산 공유 추진을 공식화했습니다.



유럽은 낡은 규제를 과감하게 버리고 있습니다

유럽 6개국 경제협의체 따로 구성 - 연합뉴스, 2026년 2월 3일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최근 출범한 비공식 협의체 'E6'입니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폴란드까지 유럽연합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6대 경제 대국이 따로 뭉친 겁니다.


번번이 합의에 실패하는 유럽연합 전체 회원국 회의에 앞서 큰 나라들끼리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등 먼저 입장을 조율해 속도감 있게 이끌겠다는 대담한 전략입니다. 세계 무역 긴장과 유럽의 저성장, 미국과 중국에 의존하는 데 대한 대응책입니다.



위기 속에서도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전략적 가치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젤렌스키 "다음주 드론 전문가 중동 파견" - 연합뉴스, 2026년 3월 8일

2022년부터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며 우크라이나는 실전을 통해 드론 기술을 발전시켰습니다.

이제 우크라이나가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니라, 글로벌 안보에 기여하는 파트너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러시아의 현실적인 안보 위협과

트럼프의 예측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유럽 국가들의 결속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습니다

'E6'는 자기들끼리 뭉쳐 주도권을 쥐고 나가면 소외된 국가들의 반발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나라마다 처한 지정학적 셈법이 너무나도 다릅니다.

당장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유럽 국가들은 생존을 위해 미국이 필요합니다.

프랑스나 독일처럼 무작정 미국과 거리를 두며 '홀로서기'를 외칠 수 없는 처지입니다.


더 큰 문제는 유럽의 이런 자립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입니다.

사실상 눈앞에 중동에서의 새로운 전쟁을 지켜보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만약 미국이 이 전쟁에서 승리한다면, 트럼프는 유럽을 더 거세게 쥐고 흔들 겁니다.

그린란드에 대해 위협했던 상황이 다시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미국이 이란이라는 늪에 빠져 허우적댄다면 러시아는 더 노골적으로 힘을 과시할 겁니다.

유럽 입장에서는 결코 달갑지 않은 시나리오입니다.


유럽은 지금 내부의 깊은 균열을 메우기 전에,

밖으로는 통제하기 힘든 미국과 기회를 노리는 러시아가 있습니다.

전례 없는 결속을 외치고 있지만, 유럽이 마주한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 차갑고 가혹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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