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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Apr 01. 2017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리메이크의 안 좋은 예

fresh review

Intro

제작자와 감독들이 보기에 훌륭한 원작은 탐나는 소스인 것 같다. 하지만 이도 저도 아니게 리메이크 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고통스러울 뿐이다.


그나마 비주얼이 영화가 보여준 것들 중에서 가장 나은 부분이었다는 사실은 확실한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더 좋은 연출과 재해석이 추가되었다면 비주얼 또한 더 좋아질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수차례에 걸쳐 비슷한 공중 샷으로 연출되는 도시의 모습이나 배경의 화려함에 비해 단조롭고 새로울 것 없는 액션 시퀀스는 이것이 최선이었는지를 계속해서 묻게 만든다. 의체를 가진 안드로이드와 투명하게 변신할 수 있는 슈트까지 다채로운 액션을 위한 구색은 갖춰놓고 쓰지를 못한다는 느낌이 충만하다. 2010년 개봉한 영화 <트론>이 다양한 SF 도구들을 화려하게 사용한 예를 생각하면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최선인가


반면 원작과는 별개로 스토리는 너무나 급하게 흐르는 느낌이다. 조금 더 시간을 들여서 캐릭터 라이징과 디테일한 서사를 다듬었다면 지금보다 나은 전개를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악역의 경우 카메오에 가까운 출연 분량과 존재감을 선보이며 영화의 핵심 갈등조차 흐릿하게 만드는 모양새를 보인다. 그나마 스칼렛 요한슨과 줄리엣 비노쉬 등 출연진의 연기 수준이 준수했기에 영화의 핵심 메시지는 아슬아슬하게 살아남았지만 그마저도 없었다면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은 CG를 떡칠한 B급 영화로의 전락을 모면하지 못했을 것 같다.

아쉬움


개인적으로 화려한 그래픽과 효과만으로 관객들을 유혹할 수 있는 시대는 <아바타>가 등장한 2009년을 기점으로 끝났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더 화려하고 더 놀라운 기술들은 등장하겠지만 2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비주얼만으로 영화를 볼 만큼 관객들은 녹록지 않다. 특히나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인정하는 훌륭한 원작이 있다면 리메이크 된 영화에게 비주얼적 퀄리티의 상승이라는 항목은 원작의 명성을 빌려 돈을 벌기 위한 구차한 변명 밖에는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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