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review
2001년 분노의 질주 시리즈가 시작될 때만 해도 이 시리즈가 16년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폴 워커의 갑작스러운 죽음에도 엄청난 흥행과 함께 성공리에 7편을 마무리한 시리즈의 질주는 8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리즈의 팬이라면 이번 8편이 폴 워커를 어떻게 언급할지가 궁금했을 것이다. 나 또한 시리즈의 대단한 팬으로서 폴 워커 없는 분노의 질주는 어딘지 모르게 허전했지만 결과부터 말하자면 영화는 영리하고 차분하게 폴 워커를 소비한다. 극 중 인물들의 대사를 통해 언급되는 폴 워커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출연하지 않는다. 7편에서 그래픽과 폴 워커의 친동생을 활용하여 마지막까지 등장했던 폴 워커는 8편에서 굳이 무리하여 등장하지 않음으로써 그가 없는 시리즈의 계속되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여전히 존재감을 남긴다.
2009년을 기점으로 이미 분노의 질주 시리즈가 단순한 레이싱 물을 넘어서기 시작하며 끊임없이 떠오르는 질문이 있었다. 이런 스케일의 진화는 어디까지 가능할 것인가? 이미 7편에서 자동차로 보여줄 수 있는 대부분의 액션을 보여주었다고 생각되었던 분노의 질주는 이번 8편에서 공간을 옮기고 첨단 기능을 도입하여 여전히 자동차로 보여줄 수 있는 시퀀스가 존재함을 증명하며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시한다. 한편 스케일의 규모 또한 결코 줄지 않으며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은 여전히 자신들의 시리즈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남겼다. 특히 예고편에도 등장하는 좀비 차량들의 질주는 이번 8편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또한 설원 장면을 포함해 최대한 모든 장면을 실사로 촬영하려고 노력한 F. 게리 그레이 감독의 노력은 스크린에서 빛을 발한다.
시리즈가 넘버링을 거듭하며 쌓아온 인물들과 설정들은 대부분의 시리즈가 그렇듯 이제는 감당이 힘들 정도로 많아졌고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은 아쉽게도 쌓아온 인물들을 전부 활용하기보다는 중심축이 되는 도미닉 토레토와 새롭게 출연한 악역 사이퍼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며 대부분의 인물들을 도구에 가깝게 소모한다. 그 와중에 토레토가 가족들의 적이 되는 설정이나 그 이유는 그럴듯했지만 변절한 토레토를 바라보는 팀원들의 모습은 레티를 제외하고는 너무나 평면적이어서 아쉬움을 남긴다. 또한 샤를리즈 테론이 연기한 사이퍼는 충분히 강력한 악당으로 연출되었지만 다채로운 면모가 부족해 후반에는 흡인력이 떨어졌다. 마지막으로 데카드 쇼 역의 제이슨 스타뎀은 오히려 주연급의 화려한 활약을 펼치는데 전반부터 영화가 끝날 때까지 이번 8편의 톤 앤 매너는 오히려 제이슨 스타뎀이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결론적으로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은 자신들이 창조해낸 레이싱 버스터 장르의 정점을 스스로 갱신하며 시리즈는 계속될 것임을 주장한다. 적절하게 사용된 OST와 시리즈의 정신을 계승하는 다양한 클리셰와 장면들, 장르에 알맞은 카메라 무빙과 연출은 관객들을 136분 동안 영화로 빠져들게 만든다. 스토리와 디테일에서 분명히 아쉬움은 존재하지만 액션과 레이싱에서 창출되는 카타르시스를 최대치로 뽑아내기 위한 일종의 도구로서 소모된 인물과 설정의 수준으로 생각한다면 준수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무엇보다 벌써부터 9편이 기다려진다는 점, 그것 하나로도 8편은 성공적인 영화였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