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시민, 평지를 걷는 듯한 서사

fresh review

by 정세현

Intro

영화라는 콘텐츠는 한두 달 만에 만들기 힘든 특성이 있기에 현실과 영화의 상황을 절묘하게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영화 <특별시민>은 운 좋게도 그 절묘한 타이밍이 맞아 들어간 것 같다.


박인제 감독은 시사회 인터뷰에서 사람의 가장 본질적인 욕구 중에서도 권력욕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터뷰의 내용대로라면 박인제 감독은 목표를 달성한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목표가 달성되는 과정을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영화는 강약 조절을 상실하고 흐름에 탄력을 잃은 자극적인 장면과 에피소드만이 가득 차 있는 느낌이다. 영화의 흐름을 조절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연출은 그런 다양한 요소들을 얼마나 적재적소에 사용하느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특별시민>은 단지 임팩트 있는 사건들을 나열하는 단 하나의 방법으로 무려 2시간이 넘는 영화의 흐름을 만들어내려 한다. 이 방법은 분명히 정치 드라마 영화에 필요한 연출 요소 중 하나였지만 같은 방식이 반복되며 영화가 시작한 후 40분 이후부터는 피로감만이 쌓이는 기분이었다.

2.jpg 피로감


최민식, 곽도원, 심은경으로 이어지는 주연진은 네임드 배우들답게 자신들에게 맡겨진 배역을 백분 소화해낸다. 특히 영화의 원탑 주연에 가까운 최민식은 다양한 장면과 상황 속에서 변종구라는 배역을 자신의 캐릭터로 만들어간다. 또한 곽도원은 악역 전문 배우답게 심혁수의 악랄함을 심도 있게 표현해냈다. 한편 지금까지 맡았던 배역들과는 조금 다른 색깔의 배역을 맡았던 심은경은 특유의 순박한 이미지에 또 다른 색을 입히며 놀라울 정도는 아니어도 준수하게 배역을 소화해냈다. 하지만 이 모든 배역들은 영화 속에서 1차원적으로 표현되며 영화가 중반을 넘어서면 캐릭터적 매력이 고갈되는 것이 느껴진다. 배우들의 연기는 출중했지만 서사 속에서 소비되는 배역들의 모습이 단조로운 나머지 더 발휘될 수 있었던 캐릭터의 매력이 반감된 것 같아 아쉽다.

3.jpg 캐릭터


결론적으로 영화 <특별시민>은 배우들의 준수한 연기로 인해 인간의 권력욕을 향한 욕망이 비교적 잘 드러난 영화였다. 하지만 서사가 흘러가는 과정에서의 단조로운 기승전결의 구조와 한쪽 면만이 극도로 강조된 캐릭터들의 부자연스러움은 관객들의 입장에서 130분이라는 시간 동안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만한 콘텐츠로서의 완성도를 보여주지 못했고, 결론적으로 영화는 탄력 있는 정치 스릴러물보다는 일종의 과장된 다큐멘터리 정치 드라마로 완성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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