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의 형태, 마음에서 마음으로 가는 방법

column review

by 정세현

Intro

2017년 개봉한 <너의 이름은>이 한 차례 일본 애니메이션 돌풍을 일으키며 <목소리의 형태> 또한 비슷하게 마케팅 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목소리의 형태>는 풋풋한 사랑 이야기보다는 소통에 관한 보다 본질적인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


과감한 연출로 전달하는 이야기

이미 <케이온>과 <타마코 러브 스토리>라는 애니메이션으로 상당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야마다 나오코 감독은 이번 <목소리의 형태>또한 훌륭하게 연출해냈다. 129분의 비교적 긴 러닝타임에도 팽팽함을 유지하는 서사는 적지 않게 등장하는 캐릭터와 기승전결을 수차례 반복하는 이야기 속에서 유려하게 완급조절을 이뤄내는 야마다 나오코 감독의 능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된다. 무엇보다 곳곳에서 과감하게 연출되는 영상 효과는 애니메이션이기에 가능한 부분들을 극대화하며 시각적인 카타르시스와 감동을 배가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3.jpg 연출


시퀀스에 색을 더하는 음향

다수의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도 보이듯이 <목소리의 형태>에서도 음향과 OST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몇몇 시퀀스에서는 강렬하게 치고 들어오는 음악으로 인해 톤 앤 매너가 한순간에 뒤바뀌기도 하는데, 음악의 분위기나 흐름이 극의 상황과 놀랍도록 맞아떨어져서 관객들은 청각적 자극이 시각적 자극을 이끌고 가는 흔치 않은 체험을 하게 된다. 이외에도 영화의 제목대로 <목소리의 형태>에서는 각 인물들의 대사로 전달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 모두에 신경 쓴 흔적들이 돋보인다.

4.jpg 음향


입체적인 캐릭터들

최근 한국 영화들에서 가장 아쉬웠던 것 중 하나는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너무나 단편적이고 일면성이 강조되어 오히려 부자연스럽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목소리의 형태>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다채로운 면모를 과시한다. 상황과 환경,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고민과 변화를 동시에 입어가는 캐릭터들은 실제로 우리가 그렇듯 때로는 선하게, 한편으로는 지독하게 이기적으로 스크린에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과 소통의 소용돌이는 연필로 선명하게 그어 버리듯 새겨지지 않고 수채물감이 도화지를 물들이듯 자연스럽게, 그리고 설득력 있게 가슴을 파고든다.

2.jpg 캐릭터들


마음에서 마음으로

결론적으로 <목소리의 형태>가 보여주는 소통이란 단지 목소리를 통해서만이 아닌, 우리가 보이는 작은 행동, 태도, 그리고 각자의 스타일이 녹아든 진심이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달되는 방식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영화는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음을, 하지만 불가능하지도 않음을 주인공 쇼야와 쇼코, 그리고 개성 뚜렷한 주변의 친구들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영화가 보여주는 그 모든 과정은 때로는 마주하기 힘들 만큼 차갑고,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극단적이다. 하지만 끝내 영화가 보여주는 장면 장면들이 모두 이어져 엔딩에 도달했을 때 내가 깨달은 바는 어쩌면 저 모든 순간들이 우리 모두에게 또 다른 형태로 있어왔던 순간들 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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