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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May 11. 2017

석조저택 살인사건, 미원 맛 짙게 배인 맛집 설렁탕

fresh review

Intro

'맛집'이라는 수식어는 상황에 따라서 다르게 쓰일 수 있다. 세상 어디에서도 먹어보기 힘든 독특하고 특별한 맛을 가진 식당이거나, 혹은 남녀노소 누구나 무난하게 한 끼 먹을 수 있는 식당일 경우에도 사람들은 '맛집'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후자의 '맛집'에서 나오는 음식 같은 영화다.


연출, 미술, 스토리부터 연기까지,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어느 것 하나 특출나게 못난 부분이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것만은 최고였다고 할만한 부분도 없다. 그야말로 무난 무난하게 결말까지 흘러가는 영화는 마치 양옆으로 가이드라인을 치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어느 한 방향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적당한 영화로 완성되었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그저 가족과 함께, 혹은 연인과 적당히 2시간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는 그런 영화, 하지만 완성도나 신선함에 있어서는 기대할 부분이 거의 없는 영화다.

무난


이처럼 무난한 영화에서 그나마 좋았던 점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전개였다. 초반부터 형성되는 캐릭터 간의 관계와 던져진 떡밥들을 잘 긁어모아 풀어놓는 방식, 마지막에 소소하게 준비된 반전까지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고전 스릴러 영화의 미덕을 고스란히 스크린으로 옮기며 말끔한 겉모습을 완성한다. 한편 '이와 손톱'이라는 무려 1955년의 추리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는 각색을 하다 만 것처럼 문학체로 대사를 읊는가 하면, 55년도의 올드함을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겨온 듯 부자연스러운 모습 또한 가지고 있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깔끔하게 올드함


결론적으로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클래식한 원작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준수한 기승전결과 배우들의 연기가 잘 어우러진 무난한 영화인 것 같다. 특히 김주혁, 문성근, 박성웅으로 이어지는 조연진의 활약은 주연인 고수와 임화영의 활약 못지않게 영화에 다채로움을 더하는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한다. 또한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서사의 형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듯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흐름에 특이점을 더해주며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영화적 깊이나 놀라운 완성도를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109분이 아까울 수 있지만 로맨스도 액션도 스릴도 적당히 느끼며 편하게 감상할 영화를 찾는 관객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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