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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과 저주는 시대와 국가를 막론하고 모험을 얘기하기에 좋은 소재다. 그리고 이런 모험 영화의 대부 격인 미이라 시리즈는 더욱 발전한 그래픽과 톰 크루즈를 앞세워 다시 한번 관객들 앞에 돌아왔다.
이미 1999년 스티븐 소머즈 감독에 의해 훌륭한 블럭버스터의 전형을 보여주었던 <미이라>는 모험과 액션 장르를 절묘하게 섞은 명작이었다. 무려 18년의 시간을 지나 개봉한 알렉스 커츠만 감독의 영화, <미이라>는 우려했던 대로 같은 소재에서 오는 기시감과 비슷한 패턴의 흐름을 피하지는 못했다. 특히 관객들이 미이라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클리셰들이 시종일관 예상치를 벗어나지 못하는 점은 유니버설 픽쳐스가 앞으로 다크 유니버스를 이끌어 가면서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그 와중에 러셀 크로우와 톰 크루즈의 역할을 통해 일말의 신선함을 부여하려는 노력은 이번 <미이라>가 칭찬받을만한 부분 중 하나이기도 했다.
착실하게 모험 영화의 흐름을 따라가는 영화는 시청각을 무난하게 만족시키며 진행된다. <미이라>에는 관객들이 기대하는 것들이 대부분 등장하고, 예상치 못했던 요소들의 등장과 조합이 신선한 지점 또한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전체적인 연출과 음악의 사용, 미술팀의 작업은 물 잔에 가득 담긴 액체가 표면장력을 선보이듯 그 이상을 절대 넘지 않으며 '아주 좋음'으로는 결코 나아가지 못한다. 모든 부분에 있어 적당하지만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는 영화는 완성도가 크게 떨어지진 않지만 영화적 즐거움에 있어 전혀 특별한 지점을 선보이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낸다.
한편 62년생 톰 크루즈와 64년생 러셀 크로우의 묵직한 연기와 액션은 비교적 가벼운 영화의 주제를 어느 정도 눌러주는 역할을 하며 톤 앤 매너의 밸런스를 조정한다. 마지막으로 극 중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소피아 부텔라는 나쁘지 않은 존재감을 보여주지만 기대를 넘어서는 수준은 아니었던 것 같다. 결론적으로 <미이라>는 다양한 요소들을 적당히 모아들여 무난한 여름 블럭버스터를 완성했다. 하지만 앞으로 전개될 다크 유니버스를 생각한다면 충분히 좋은 작품이라고 보기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