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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Jun 10. 2017

악녀, 허술한 서사에 가린 독특한 액션

fresh review

Intro

여배우 단독 주연의 액션 영화라는 점, 지금까지 한국 영화에서 시도된 적 없었던 다양한 액션 시퀀스를 선보인다는 점은 <악녀>의 분명한 강점이다. 하지만 한두 가지의 강점으로 모든 부분을 커버하기에 영화는 너무나 복합적인 콘텐츠다.


칸에서 공개된 이후부터 큰 이슈였던 <악녀>의 액션은 분명히 칭찬할만한 부분이 다수 존재한다. 오프닝부터 강렬하게 시작되는 1인칭 시점의 흐름이나 다양한 탈것을 활용한 액션, 그리고 각도와 환경에서 자유로운 카메라의 움직임은 지금껏 한국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형태의 연출은 아니었다. 하지만 냉정하게 놓고 본다면 완벽히 새로운 액션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전체적인 완성도에 있어서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존재한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양한 도전을 통해 한국 액션 영화에 없던 새로운 장면을 탄생시킨 부분은 놀랍지만 액션 장면의 특성상 치고받는 호흡의 디테일과 최소한도의 개연성이 지켜지지 못하는 부분이 존재하는 점은 관객으로서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액션


김옥빈 단독 주연 영화인 <악녀>의 톤 앤 매너는 당연하게도 김옥빈의 대사와 행동 하나하나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김옥빈이 보여준 액션의 수준은 분명히 낮지 않았고 감정 변화를 표현하는 정도도 결코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가 가져가는 무겁고 잔인한 분위기를 입어내는 김옥빈의 연기는 충분치 않았고 중요한 장면에서 디테일을 보여주는 깊이는 부족했다. 오히려 장면 장면의 임팩트는 신하균이 가져갔고 배역의 강렬함은 김서형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이처럼 누구보다도 강렬하게 카리스마를 뿜어내야 할 김옥빈의 존재가 다소 약한 모습을 보이며 영화의 전체적인 수준 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하게 되었다.

기대이하


결론적으로 <악녀>는 신선한 연출적 도전에 의미를 부여할 만 하지만 전체적인 캐릭터라이징과 완성도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훨씬 많이 남는 작품이다. 특히 액션에 들인 공에 비해 서사를 풀어내는 방식이나 흐름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꼬이고 산만한 나머지 괜찮게 연출된 액션 장면조차도 가리는 기분. 개인적으로는 액션에 대한 만족스러움보다는 차라리 정병길 감독이 자신 있는 액션에 올인하고 이야기는 <존 윅>마냥 일직선으로 가져갔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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