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sh review
Intro
가끔 영화를 관람하다 보면 아쉬운 영화들이 있다. 조금만 더, 혹은 저 부분만 조금 고친다면 참 재미있는 영화가 되었을 것 같은데 그 부분이 2% 부족한 영화들. <하루>는 그 부족한 2%가 너무나 명확하게 다가오는 영화다.
솔직히 말하자면 <하루>가 선택한 타임루프라는 소재부터가 크나큰 기시감을 가져오지는 않을까 걱정했었다. 이미 국내에서 개봉했던 많은 영화들이 차용했던 소재였음은 물론 톰 크루즈 주연의 <엣지 오브 투마로우>는 서사의 흐름까지 동일한 영화였지 않은가? 하지만 영화는 예상외로 같은 소재에서 오는 기시감을 배경과 배우의 힘으로 잘 이겨낸다. 극 중 준영과 민철 역의 김명민과 변요한은 고통스러운 내면 연기는 물론 상당한 수준의 액션 연기까지 준수하게 소화하며 좋은 케미를 선보인다. 그래도 둘 중에 조금 더 영화의 전체적인 완성도에 영향력을 미쳤다고 생각되는 배우는 전작들에서 보여주었던 톤 앤 매너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의 김명민보다는 기복이 큰 감정 표현과 상대적으로 다채로운 액션을 깊이 있게 소화해 낸 변요한이었다고 생각된다.
이처럼 소재에서 오는 기시감을 잘 피하고 주연배우들의 열연이 나쁘지 않았던 <하루>는 의외의 지점에서 관객들의 기대치를 크게 밑돈다. 가장 크게 아쉬웠던 점은 전혀 세련되지도 자연스럽지도 않은 대사. 딱히 누구의 대사, 어느 지점의 대사라고 할 것도 없이 <하루>의 등장인물들이 내뱉는 대사들은 하나같이 오글거리거나 책을 읽는 듯하다. 특히 극 중 준영의 딸 역할인 은정과 친구들이 나누는 대사는 그 나이 또래를 가정하고 본다고 해도 대단히 부자연스럽고 어색하다. 여기에 더해 영화의 완성도를 깎아먹는 요소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과감하게 사용되는 OST와 음악이다. 의도하는 바는 너무나 명확하게 드러나지만 도저히 이 장면에서 이런 식으로 치고 들어올만하지 않은 음악과 OST의 삽입은 지금 나오는 장면이 CF 인지 영화인지 헷갈릴 정도로 무작위로 사용되어 당황스럽기만 하다.
결론적으로 영화, <하루>는 좋은 터를 닦고 괜찮은 재료가 있었음에도 전체적인 완성도에 있어서는 높은 수준을 보여주지 못한다. 앞서 언급한 배우들의 열연, 영리하게 회피한 기시감과 더불어 비교적 깔끔한 엔딩과 서사적인 개연성 또한 그럭저럭 잘 갖추었지만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어색한 대사와 음악의 활용은 그 많은 장점들을 흐릿하게 만들 정도로 <하루>의 명확한 단점이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