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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Feb 19. 2016

데드풀, 영화마케팅을 보여주다

mini column

숱한 화제를 몰고 다녔던 마블의 안티 히어로, 데드풀이 화려하게 개봉했다. 개봉 전날부터 전야 상영은 물론 유료시사까지 진행하며 영화에 자신감을 보이던 데드풀은 개봉 당일 예매율과 관객수에서 이번 주 모든 개봉작들을 압도하는 위력을 선보였다. 상황에 따라 다를 순 있겠지만 업계에서 개봉 당일의 성공은 마케팅의 성공으로 불리기도 한다.


크리에이티브? 본질에 충실

필자는 처음에 데드풀의 마케팅을 보면서 굉장히  크리에이티브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데드풀의 마케팅은  크리에이티브하다기보다는 본질에 충실하고 있었다. 종종 사람들은 본질과 하던 것을 혼동하는 것 같다. 데드풀은 '원래 하던 마케팅 방법' 이 아닌 '원래 영화가  마케팅되어야 하는  방법'에 충실했다. 영화라는 컨텐츠는 8할 이상이 '바이럴'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개봉작들은 정말 짧으면 1주일 안에 상영을 마치기도 하고 1000만 영화라고 해도 2개월을 채우기 힘들다. 우리에게는 아주 익숙한 장면들이지만 영화라는 재화의 이런 움직임은 아주 독특하다. 어떤 제품이 2달 만에 유통이 끝나는 경우가 얼마나 되는가? 극단적으로 코카콜라는 제품 하나로 몇 년을 팔아먹고 있는가. 물론 영화도 DVD나 IPTV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유통되지만 사실상 아직까지도 영화 수입의 대부분은 극장에서 발생한다. 그만큼 영화는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야만 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바이럴 마케팅의 필요를 요한다. 그리고 데드풀은 그 지점을 정확하게 간파했다.

데드풀의 마케팅은 본질에 충실했다.


약점은 숨기고 장점으로 승부

데드풀은 사실 히어로 영화 치고는 규모가 작은 편이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엔트맨에 버금가게, 혹은 더 알려지지 않은 캐릭터다. 하지만 캐릭터 자체는 매우 매력적이다. 지금까지 없던 히어로 캐릭터인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데드풀은 이 두 가지 포인트를 마케팅에 적절히 녹였다. 일단 예고편은 캐릭터의 매력을 어필하는 장면이나 교묘하게 화려한 액션신만으로 편집하고, 오프라인 및 온라인에서는 작정하고 캐릭터를 팔았다. 대놓고 코스튬 플레이를 펼치며 화보를 찍는가 하면 아예 지원자를 받아서 데드풀 옷을 입혔다. 온라인에서는 데드풀의 특징인 4차원 이동(만화, 혹은 영화 밖을 오갈 수 있는 능력, 관객이나 독자에게 말을 걸거나 자신이 캐릭터라는 것을 안다)을 이용하여 인사도 하고 말을 거는 등 캐릭터가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을 펼쳤다. 뿐만 아니라 홍대에서 플래시몹을 펼치고 시사회에서 전원 데드풀 마스크를 씌우는 대담한 도전(?)까지 시도했다. 여기서 주요했던 점은 이 대부분의 활동은 '라이언 레이놀즈'가 아닌 '데드풀'이 했다는 사실이다. 관객들은 '배우'의 활동에는 단지 팬심으로 응답했지만 영화 속 '캐릭터'의 활동에는 열광적이고 소셔러블한 관객으로서 화답했다. 이는 바이럴에 있어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영화가 개봉할 즈음에는 '라이언 레이놀즈'를 보고 싶고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도 '데드풀'을 확인하고 싶은 사람들은 넘쳐났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활동은 '라이언 레이놀즈'가 아닌 '데드풀'이 했다.




어쩌면 이번 데드풀의 마케팅은 데드풀이라는 캐릭터 덕분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데드풀의 마케팅팀은 원했다면 얼마든지 헐리웃의 그저 그런 히어로물로 데드풀을 포장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중차대한 차이는 마케팅 팀이 그러지 않았다는 점이고 해당 영화의 가장 좋은 마케팅 포인트를 살려 냈다는 점이다. 그럼으로써 결과는 분명히 달라졌다. 데드풀의 성공은 마케팅의 성공에서 잉태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것 같다.


http://blog.naver.com/kknn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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