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sh review
<트랜스포머>1편은 혁명이었다. 재미있고 멋지고 놀라웠다. 그리고 2편부터 힘을 잃기 시작한 시리즈는 10년이 지난 지금 5편의 개봉과 함께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고 있다.
마이클 베이가 혹시라도 관객들이 여전히 화려한 CG와 연속적인 폭발씬 그 자체에 열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잘못 생각해도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관객들은 수준 높은 기술에 매우 익숙해졌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영화는 화려한 그래픽만으로는 결코 재미를 얻을 수 없는 콘텐츠다. 그리고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는 정확히 그 지점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영화는 분명히 스케일도, 이야기도 키웠지만 재미는 1도 늘지 않았다. 늘어난 스케일은 지루함도 함께 늘리며 배경을 설명하는 데에 쓰이는 병풍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한편 더 커진 이야기는 디테일을 전혀 주워 담지 못하며 중구난방 아무 말 대잔치를 방불케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캐릭터는 여기저기서 삐그덕거리며 누구 하나 중심을 잡지 못하고 그나마 남은 볼거리라고는 잘빠진 스포츠카 뿐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클라이막스까지 온갖 역사 이야기만 줄줄 늘어놓는 영화는 그나마 기다리던 클라이막스마저 제대로 된 감동을 주지 못하며 도저히 칭찬할만한 구석을 발견할 수 없다. 굳이 찾아내야 하는 장점이라면 이자벨라 역을 훌륭하게 수행한 15살 소녀 이자벨라 모너의 연기 정도, 그리고 영화가 시작한 후 20분 정도의 분량 동안 나오는 전투씬이 151분짜리 이번 영화에서 가장 건질만한 시퀀스인 것 같다.
결론적으로 5편의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생각되는 이번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는 영화를 만든 스탭들의 노고와 하염없이 때려밖은 그래픽에 각각 별 1점씩을 부여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을 느끼게 할 뿐 영화적 재미에는 별 반개조차도 줄 수 없는 완성도를 보여주는 망작이라고 밖에는 더 할 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