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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Jul 08. 2017

스파이더맨: 홈커밍, 모두가 원했던 마지막 퍼즐 조각

column review

Intro

영화가 성공할 수 있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핵심을 꼽으라면 결국 관객, 곧 우리가 원하는 것을 보여주는가, 그렇지 않은 가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다. 드디어 마블의 품으로 돌아온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우리가 원했던 모든 것을 보여준다.


선배들을 묻어버리는 존재감

마블의 스파이더맨이 돌아온다고 했을 때 우려되었던 부분은 96년생의 톰 홀랜드가 관객들에게 뿌리 깊게 박혀있는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류 가필드의 스파이더맨이 보여준 존재감을 넘지 못하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마블은 창조주만큼 캐릭터를 잘 이해하고 써먹을 수 있는 존재는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며 압도적 존재감의 스파이디를 탄생시켰다. 10대의 젊은 스파이더맨을 연기한 톰 홀랜드는 역대 가장 정신없고 발랄하며 귀여운 모습의 스파이더맨을 선보이는데, 연기의 톤 앤 매너나 표정, 행동이 모두 안정적이어서 관객들은 영화가 시작한 지 몇 분이면 고뇌와 상처가 메인 테마였던 지난 스파이디들을 잊어버리게 된다. 그렇다고 이번 스파이더맨에 고민과 깊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마블은 그 나이의 학생들이 마주하게 되는 선택의 순간들을 영리하게 포착하여 영화에 녹임으로써 10대의 피터 파커가 다채로운 면모를 가진 한 명의 학생이자 영웅으로서 발돋움하는 모습을 그려낸다.

존재감


스파이더맨 다운 액션

모든 액션 영화는 주연 캐릭터와 주제에 맞는 액션 시퀀스를 보유함으로써 그 영화만의 고유한 재미를 소유하게 된다. 스파이더맨은 마블 히어로 중에서도 가장 다채롭고 실험적인 액션 시퀀스가 탄생할 수 있는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는데, 이번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스파이더맨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에 대한 고민이 깊이 있게 배어 있다. 133분 동안 뛰고 날고 기어오르는 스파이더맨은 모든 장면에서 가장 '스파이더맨 다운'액션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눈을 만족시킨다. 또한 일말의 주저함이나 의도된 늘어짐 없이 과감하고 다채롭게 흘러가는 화면전환은 영화 전체적인 톤 앤 매너와도 매끄럽게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의 집중력을 배가시킨다.

액션


펄떡이는 캐릭터들

스파이더맨에 완벽하게 녹아든 톰 홀랜드의 활약도 대단했지만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마블이 그려놓은 큰 그림 안에서 뛰노는 조연 캐릭터들의 활약 또한 훌륭하다. 짧은 시간의 출연임에도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젊은 스파이더맨을 지원하는 한편 스파이더맨이 한 단계 성장하도록 하는 동기부여제로서의 역할을 100% 수행한다. 또한 최근 여러 작품에서 자신의 진가를 백분 발휘해온 마이클 키튼의 벌쳐는 강력함에 있어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이지만 그 행동과 역할의 방향성에 있어 개연성을 확보하는 한편 육해공의 모든 환경을 활용하는 액션에 골고루 존재감을 남기며 준수한 악당으로서의 발자취를 남긴다. 마지막으로 피터 파커의 단짝으로 등장하는 네드 역의 제이콥 배덜런과 해피 역의 존 파브로, 무엇보다 잠시 잠깐씩 등장하는 캡틴 아메리카 역의 크리스 에반스의 깨알 연기로 완성되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세계는 놀랍도록 즐겁고 다채로운 영화 감상을 가능케한다.

큰그림


마블이 그토록 원했던 마지막 조각

많은 관객들이 얘기하듯 나 또한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을 사랑했고 앤드류 가필드의 스파이더맨 또한 그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블은 자신들이 공들여 만들어둔 퍼즐판의 마지막 조각인 스파이더맨을 누구보다 완벽하게 완성해내며 스파이더맨의 매력이 어떤 것인지를 확실하게 설파한다. 마블은 그토록 원하던 스파이더맨을 손에 넣었고 덕분에 관객들은 그토록 원했던 가장 스파이더맨 다운 스파이더맨을 만나게 되었으니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참으로 훈훈한 영화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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