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경찰, 가벼운 웃음과 무거운 소재 사이 어디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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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작정하고 웃기려고 나오는 버디무비는 어딘지 모르게 불안하면서도 은근히 기대되는 구석이 있다. 박서준과 강하늘이 투탑 주연을 맡은 액션 코미디 영화, <청년경찰>이 정확히 그런 부류의 영화다.

<청년경찰>은 초반에 코미디의 냄새를 풍기다가 중반을 넘어가면서는 스릴러와 액션 요소가 훨씬 더 두드러지며 영화의 톤 앤 매너가 많이 바뀌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정보, 장르 섹션에 '액션'만을 넣어둔 영화는 어쩌면 처음부터 코미디 보다는 액션 쪽에 무게감을 두고 기획된 것 같은 모습을 선보인다. 물론 이런 선택이 아주 나쁘진 않았다고 생각된다. 액션의 순도나 강도, 두 부분에서 모두 합격점을 줄만큼 준수한 모습을 선보이는 영화는 특별한 장비나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 맨손 액션이 주를 이루는 시퀀스들을 촘촘하게 배치하여 나름의 긴장감을 형성한다. 한편 영화는 중반 이후 상당히 무거운 소재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이것이 관객들의 집중력을 배가시키는 것에는 일조했을지 모르겠으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상당히 다운되는 경향을 보이며 초반에 웃음을 통해 쌓아올린 분위기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 같아 아쉬웠다.

액션

영화의 주연을 담당하는 두 배우, 박서준과 강하늘은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보다는 액션씬에서 훨씬 준수한 연기를 선보이는데, 감독의 의도 때문인지 배우들의 성향이 맞지 않는 탓인지 두 인물의 대사나 행동으로 유발되는 웃음은 빵하고 터지기 보단 피식하고 넘어가는 수준에 그친다. 더불어 영화적 설정을 감안하더라도 88년생인 박서준과 90년생인 강하늘이 대학교 신입생으로 들어가는 장면부터가 그다지 자연스럽지 않은 그림을 만드는 한편 초반 내내 이어지는 주연과 친구들의 학교생활에 대한 묘사는 영화의 흐름상 필요한 수준의 설명을 보여주는 수준에 그칠 뿐, 주연과 조연의 캐릭터를 충분히 표현하는 대에는 역부족인 모습을 보인다.

배우들

결론적으로 <청년경찰>은 가볍고 얕은 웃음과 무거운 소재를 통해 형성되는 분위기 사이 그 어딘가에 애매하게 서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웃음기를 최대한 배제하고 박서준과 강하늘의 액션 케미가 중심이 되는 영화가 되었다면 어땟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 감독 입장에서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었으리라는 예상도 해보게 된다. 물론 영화는 깔끔한 결말과 함께 성동일, 박하선 등 준수한 조연들의 활약에 힘입어 빈틈없는 만듦새를 선보이긴 하나 영화적으로 굳이 관람해야 할 포인트는 살리지 못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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