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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Jul 30. 2017

군함도, 열심은 보이고, 재미는 안 보이고

fresh review

Intro

개봉 직후부터 각종 구설로 얼룩진 영화 <군함도>는 개인적으로 영화적인 평가보다 자극적인 이슈로만 점철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리뷰는 영화적 완성도에 대한 얘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다른 이슈에 대한 언급은 피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군함도>에서 우선적으로 칭찬하고 싶은 점은 황정민과 김수안의 연기력이다. 화려한 캐스팅 속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두 배우의 부녀 연기는 무거운 색으로 가득한 영화에서 유일하게 화사한 색으로 빛난다. 자칫하면 진부한 신파로 빠질 수도 있었던 배역을 소화한 황정민과 김수안은 특유의 자연스럽고 깊이있는 연기로 시퀀스의 톤 앤 매너를 다채롭게 색칠한다. 다양한 주연배우들에게 나눠진 산만한 무게감으로 인해 특정한 인물에게 감정을 이입하기 쉽지 않은 <군함도>에서 그나마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들을 인도하는 두 배우는 영화의 서사가 유일하게 버틸 수 있는 버팀목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김수안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를 바탕으로 했지만 허구의 인물들을 통해 서사를 풀어나가는 영화는 액션 영화로서 갖춰야 할 조건들을 어느 정도 갖추고 중심 이야기를 보조하기 위한 인물들을 두루 배치했다. 하지만 다수의 배역들에게 적절한 비중을 나눠주는데 실패한 영화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물과 기름마냥 배역들과 깊이 있게 연결되지 못하는 느낌이다. 차라리 조연들의 비중을 대폭 축소하고 메인 스토리에만 집중했다면 서사적으로 훨씬 몰입감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되는 한편 이야기에 대한 욕심으로 인해 어느 캐릭터 하나 제대로 매력을 살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특히 캐릭터의 경우 황정민과 김수안을 제외하고는 어느 한 명 특별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해 가장 아쉬운 부분이기도 했다.

아쉬움


마지막으로 6개월간의 제작기간을 거쳐 완성되었다는 세트장과 액션의 스케일, 미술팀의 작업은 준수한 편이었고 CG의 수준 또한 무난했던 것 같다. 이런 미술팀의 디테일한 작업들은 영화의 후반부까지 관객들이 집중력을 놓치지 않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토록 힘들게 쌓아올린 집중력은 오히려 영화의 클라이막스에서 무참히 깨지는데, <군함도>의 결말 부분이 선보이는 장면들은 액션 영화로서의 극적인 결말을 만들어내기 위해 열심을 낸 것이라고 하면 이해는 할 수 있겠으나 영화적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무리한 설정과 대사들이 난무하여 헛움음을 웃게 하는 순간들이 다수 존재하여 실망스러움을 남긴다. 결론적으로 <군함도>는 액션, 드라마 영화로서의 미덕이 없는 것은 아니나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 영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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