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맑은구름 Aug 15. 2017

혹성탈출: 종의 전쟁, 지루함을 버텨내고 얻은 장대함

fresh review

Intro

훌륭한 결말도 중요하지만 결말까지 가는 과정도 중요하다. 대부분의 일이 그렇지만 콘텐츠가 영화라면 더더욱 그렇다. 140분 동안 관객을 한 자리에 앉혀두려는 영화라면 결말을 위한 과정의 희생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혹성탈출 1,2편은 분명히 준수한 시리즈물의 모습을 유지해왔고 관객들이 이번 3편에서 훌륭한 마무리를 기대하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마지막 편에서의 장대한 결말을 위해 영화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버텨낼 것을 관객들에게 요구한다. 특히 영화의 중반부는 1,2편을 즐겁게 관람한 관객이라도 쉽게 몰입하기 힘들 정도로 지루하다. 초반에 잠시 템포를 끌어올린 영화는 이후 바닥에 깔리는 듯한 리듬과 흐름을 유지하며 관객들의 인내심을 시험한다. 덕분에 영화가 정작 클라이막스를 달려야 하는 부분에서는 집중력이 남아있지 않은 느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영화는 앞선 시리즈들 보다도 더 격하게 어두운 분위기를 고수하며 관객들이 감정적으로 재정비할 기회조차 부여하지 않는다. 이렇게 오직 결말만을 위해 달리는 영화는 영화적 재미에 대한 배려를 찾아보기 힘들다.

無배려


이런 영화에서 그나마 찾아낼 수 있는 장점이라면 전작보다도 발전한 컴퓨터 그래픽과 시리즈 전체를 아우르는 깔끔한 마무리다. <혹성탈출: 종의 전쟁>은 시리즈가 시작된 지 6년이 지난 영화답게 한층 발전된 그래픽으로 유인원들을 표현해 낸다. 전작들에 비해서도 다양하고 많은 유인원들이 등장하는 이번 3편은 기술적으로 완벽한 모습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또한 이번 3편은 시리즈의 팬이라면 누구라도 기대할만한 장대한 결말을 완성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앞서도 말했듯 결말에 도달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지만 1,2편을 감명 깊게 관람한 관객이라면 이번 3편이 선사하는 결말에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나마


결론적으로 <혹성탈출: 종의 전쟁>은 3부작 시리즈의 마침표라는 대의적 목표는 달성했으나 한 편의 영화로서 놓고 본다면 누군가에게 추천하기 쉽지 않은 영화라고 생각된다. 특히 1,2편을 관람하지 않았던 관객이라면 관람을 자제할 것을 권유 드리며 전편을 즐겁게 관람했던 관객이라도 관람을 계획 중이라면 마음을 단단히 먹고 봐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군함도, 열심은 보이고, 재미는 안 보이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