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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Aug 26. 2017

브이아이피, 명민하고 종석한 영화

fresh review

Intro

분명히 불편한 장면이 존재하는 영화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불편하다는 감정이 영화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브이아이피>는 생각보다 괜찮은 영화다.


잔인하고 폭력적인 장면의 직접적인 묘사를 선호하는 박훈정 감독의 스타일이 그대로 묻어나는 영화 <브이아이피>는 관객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류의 영화는 결코 아니다. 감독의 연출 의도와 스타일이라는 틀 안에서 볼 때 캐릭터를 설명하는 일종의 도구로서 존재하는 고어 한 장면들은 이 수준까지 필요했나? 라는 질문을 던질 수는 있겠으나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못할 수준이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한편 고어하고 불편한 장면의 논란을 뒤로하고 한 발 물러서 볼 때 <브이아이피>는 박훈정 감독의 역작으로 평가받는 <신세계>의 완성도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부분부분 배경음과 연출의 적절한 조화가 긴장감을 자아내는 순간들을 마주하는 것과 별개로 전체적인 흐름은 탄력을 잃고 이어지지 못하는 모습을 선보이며 영화적 완성도에 있어서는 아쉬움을 남긴다.

아쉬움


이름값이 상당한 남배우 4명이 등장하는 <브이아이피>는 사실상 김명민과 이종석의 투탑주연 영화라고 봐도 무방하다. 비중에 있어서도 그렇지만 연기에 있어서도 김명민과 이종석이 보여주는 캐릭터적 팽팽함이 없었다면 영화 전체가 무너질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오래간만에 컴백한 장동건은 중반까지 어색한 연기를 남발하고 주연으로 포장된 박희순은 사실상 카메오에 불과한 출연 분량을 소화하는 한편 다채롭게 출연하는 조연진은 본인의 역할에 충실할 뿐 그 이상의 존재감은 발산하지 못하며 유의미한 캐릭터로 발전하지 못한다. 결국 영화는 김명민의 깊이 있는 캐릭터 소화력과 이종석의 일관성 있는 표현력에 톤 앤 매너 전체를 빚지며 흘러간다.

명민과 종석


이렇게 다양한 인물들을 투입하고 자극적인 표현조차 서슴지 않는 영화는 그럴싸한 이야기와 캐릭터를 지지부진하게 나열할 뿐 기억에 남을 만한 방점은 찍지 못한다. <브이아이피>는 스릴러적 감성과 범죄물의 냄새는 풍기지만 결국은 장르적으로도, 연출적으로도 유의미한 열매를 남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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