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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구름 Sep 16. 2017

베이비 드라이버, 그럴싸하게 버무려진 한 끼 식사

fresh review

Intro

요리와 영화는 비슷한 점이 많다. 이것저것 다 때려 넣어도 결과적으로 맛있으면 그 음식은 성공이다. <베이비 드라이버>또한 이것저것 때 놓고 보면 진부하고 식상한 것들을 잘 버무려서 그럴싸한 식사 한 끼를 만들었다.


무엇보다 <베이비 드라이버>의 오프닝은 매우 인상적이다. 오감을 건드리는 강렬한 사운드부터 바퀴가 굴러가는 순간부터 멈추는 순간까지 깔끔하면서도 긴장감을 결코 놓치지 않는 카체이싱 시퀀스는 자동차를 전면에 내세운 액션 영화의 첫 장면으로서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주인공, 베이비의 상황은 꼬여만 가고 관객들의 집중력도 꼬여만 간다. 강렬한 액션으로 시작한 영화는 중반까지도 어느 정도 흐름을 유지하며 멋진 장면들을 연출하지만 클라이막스를 넘어가면서는 정작 앞부분에서 보여준 장점마저도 잃어버리며 섹시한 볼거리에 가려져있던 진부함과 2% 부족한 서사를 여과 없이 드러낸다.

아쉬움


<안녕, 헤이즐>과 <다이버전트>시리즈로 잘 알려진 안셀 엘고트는 원탑 주연으로서 부족함 없는 연기를 선보이지만 어느 수준, 그 이상을 보여주진 못했던 것 같다. 더불어 릴리 제임스와 케빈 스페이시, 제이미 폭스 등 군더더기 없는 조연진은 본인들의 역할을 100% 수행하며 이름값을 해내지만 역시 캐릭터적 매력은 크게 살아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영화의 메인 테마가 자동차 임에도 영화에서는 차량 자체의 매력이 어필되는 시퀀스가 많지 않은데, 이런 점은 같은 카테고리에서 가장 유명한 두 부류의 시리즈인 분노의 질주, 트랜스포터 시리즈와는 매우 다른 방향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영화가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 까지 거의 끊임없이 울리는 음악은 청각적으로 흥을 더하긴 하지만 일부 과하게 사용된다는 느낌도 적지 않아 무조건적으로 플러스 요인이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출연진


결론적으로 <베이비 드라이버>는 적당한 액션과 캐릭터가 버무려진 그럴싸한 한 끼 식사와 같다. 최고급 레스토랑의 메인메뉴 같은 고급스러움, 혹은 길거리 맛집 음식 같은 정겨움은 없지만 그럭저럭 다양한 매력들이 섞여있어 먹는 맛은 있다. 물론, 모든 맛은 개개인의 주관이 상당히 개입될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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